[기준금리 3% 시대] 우리銀-농협 등 수신금리 인상 전문가들 “현금화 가능 자산 팔고, 불필요한 대출은 최대한 줄이길”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 가계의 빚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시중은행 앞 대출안내 시세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선 12일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예금 금리 5% 시대’를 예고했다. 내년 상반기(1∼6월)까지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대출은 최대한 줄이고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적극 활용한 재테크 전략을 세우라고 주문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13일부터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연 최고 3.8%에서 4.8%로 1%포인트 인상한다. 다른 예·적금 상품 금리도 일제히 0.3∼0.5%포인트 올린다.
NH농협은행도 14일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0.5%포인트, 적립식 예금 금리를 0.5∼0.7%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농협은행의 예·적금 상품 최고 금리가 연 4.2∼4.3%인 점을 감안하면 연 5%에 육박하는 예·적금 상품이 등장하는 것이다. KB국민, 신한, 하나은행도 연 최고 4.1∼4.5%인 예금 금리를 조만간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아진 위험자산보다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최대한 활용해 여러 상품에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3개월, 6개월 단위로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에 가입해 추가 금리 인상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소규모 여윳돈이라도 최근 금리가 높아진 ‘파킹통장’에 넣어두고 투자할 곳을 찾는 게 좋다”며 “보유 현금이 많다면 저축성보험도 좋은 대안”이라고 했다.
보유 자산을 팔아서라도 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봉제 하나은행 CLUB1 PB센터 팀장은 “중도 상환 수수료를 계산해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활용하되 기본적으로는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매각해 대출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 환경이 불안하다고 자산을 모두 예·적금으로만 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송재원 신한 PWM서초센터 PB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유 자금으로 지금부터 주식 분할 매수에 나선다면 내년 이후 증시가 반등할 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