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서울 지하철 1~8호선 역사 내에 대형공기청정기 3996대가 설치됐지만 공기질은 오히려 더 안 좋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시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부터 약 196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형공기청정기 3996대를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8호선 전 역사에 설치했다.
1호선 10개역에 196대를 시작으로 2호선 654대, 3호선 510대 등 총 245개 역사에 1대당 평균 490만원을 들여 공기질 향상에 나섰다.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은 7.7㎍/㎥씩 높아졌고, 5호선이 6.6㎍/㎥, 4호선 5.5㎍/㎥ 증가했다. 2호선의 미세먼지는 13.1㎍/㎥, 3호선의 초미세먼지는 10.8㎍/㎥ 감소했지만 총 8개 노선 중 5개 노선에서 미세먼지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2020년 12월 14대의 대형공기청정기가 들어선 쌍문역은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수치가 2020년 68.4㎍/㎥, 46.4㎍/㎥에서 2021년 144.2㎍/㎥, 88.6㎍/㎥로 대폭 증가해 서울에서 가장 공기질이 나쁜 지하철 역사로 기록됐다.
김 의원은 “200억에 육박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지하철 역사 내 대형공기청정기가 사실상 대형선풍기 수준”이라며 “서울시 뿐 아니라 환경부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전수조사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