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 우주관광에 나섰던 억만장자가 20여년이 흘러 다시금 달탐사 길에 오를 예정이다. 과거에는 2000만 달러(285억9000만 원)를 내고 러시아 우주정거장을 방문했다면 이번에는 스페이스X의 스티쉽(Starship)을 타고 달 주위를 여행한다. 다만 이번 여행을 위해 얼마를 썼는지는 비공개로 했다.
12일(현지시간) 포춘에 따르면 2001년 국제 우주 정거장 여행을 예약한 미국 백만장자 데니스 티토(Dennis Tito)와 그의 아내 아키코(Akiko)가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쉽(Startship) 우주선을 타고 일주일 간의 달탐사를 예약했다. 티토는 2021년 8월 스페이스X와 달탐사 계약을 체결했는데 5년 안에 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이 있다. 티토는 5년 후라면 87세에 비행에 나서게 된다.
티토는 자신이 항공학과 우주 비행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1958년 이래로 ‘달 탐사’는 오랜 꿈이었다고 했다.
실제로 티토는 2001년 러시아 우주국에 돈을 지불하고 우주정거장을 다녀왔다. 스스로 우주여행에 나선 첫 번째 사람이 되었지만 당시 우주정거장을 건설중이던 미국 나사(NASA)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티토는 자신의 아내 뿐 아니라 10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200km 가량 거리의 달의 뒷면을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개별 좌석들을 예약했다.
티토는 스페이스X의 달 탐사를 예약한 두 번째 억만장자다. 그에 앞서 일본의 패션 재벌인 마에자와 유사쿠는 2018년 8명과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비행체 전체를 예약했다. 8명은 가급적 예술가들로 구성됐다.
티토는 “만약 내가 건강하게 지낸다면 10년도 더 기다릴 수 있다”며 “스페이스X가 비행체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만큼 우리는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임무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떤 좋은 운동도 하지 않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A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57세인 티토의 아내는 설득할 필요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둘은 미래의 우주 여행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비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티토는 “우리는 은퇴했고 모든 힘든 일의 보상을 받을 때”라고 그 의의를 전했다.
또 87세에 우주 여행에 나서게 되는 것에 일종의 기대감도 보였다. 그는 존 글렌이 77세의 나이로 1998년 우주왕복선에 나선 것을 언급했다. 존 글렌은 지구 궤도를 선회한 최초의 미국인이자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티토는 “그는 겨우 77세였고 그는 젊은 남성이었다”며 “내가 그보다 10살 많은 채로 우주에 갈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