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기관 가입시 보증금 전액 지원 610가구 선정… 915억 보증금 지켜 만 25~29세, 1인 가구 신청 많아 빌라-전세가율 높은 지역 신청 다수
지방에 살던 A 씨(27)는 과거 일자리 때문에 대출을 받아 서울에서 전세살이를 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끝났을 때 집주인의 채무로 보증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면서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A 씨는 최근 다시 서울에서 전세살이를 시작하면서 ‘청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했다.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가 올해 시작한 사업인데, 보증기관 보험에 가입하면 서울시가 보증료를 모두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 1억 원으로 915억 원 지킨다
전세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했다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같은 보증기관이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다.그 대신 가입할 때 일정액의 보증료를 보증기관에 내야 하는데 서울시는 610가구를 선정해 이들이 보증기관에 낸 보증료를 모두 되돌려주기로 했다. 사업 예산은 1억 원이다.
지원 대상자 중 A 씨를 포함한 37가구는 보증사고 피해 경험이 있었다. 대상자로 선정된 B 씨(32) 역시 과거 임대인이 행방을 감추면서 계약 만료 2년 후에야 겨우 보증금을 돌려받았다고 한다.
보험료 지원 대상은 만 19∼39세 무주택 청년 가구주다. 여기에 전월세 임차보증금 2억 원 이하, 연소득 4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결혼한 경우 부부 합산 연소득이 5000만 원 이하여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학(원)생이나 취업준비생처럼 본인 소득이 없는 경우 부모의 연소득이 7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 만 25∼29세 청년 1인 가구 혜택
서울시에 따르면 지원 대상자의 평균 보증금은 1억4800만 원이었다. 금액대별로는 ‘1억∼2억 원’(85.2%)이 가장 많았다. 또 1인 가구 비중이 85.2%로 절대 다수였다.연령대별로는 △25∼29세(49.5%) △30∼34세(33.3%) △19∼24세(9.2%) △35∼39세(8%) 순이었다. 주택 유형은 오피스텔(46.2%)과 빌라(42.3%)가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다세대빌라 밀집지역이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 신청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최근 집값 하락으로 인한 불안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원자는 △강서구(18.4%) △금천구(8.7%) △영등포구(7.2%) △은평구(6.4%) △마포구(6.1%) △구로구(5.2%) 순으로 많았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