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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빌리려 폰 넘겼다가… ‘내구제 대출’ 피해 속출

입력 | 2022-10-14 03:00:00

대포폰 개통-전화금융사기 연루
경찰 “형사처벌 받을수도” 주의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휴대전화와 유심칩을 타인에게 넘겼다가 사기 피해를 당하는 ‘내구제 대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내구제 대출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의 줄임말로,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을 대포폰 개통 및 전화금융사기 등에 동참시켜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경찰청은 13일 휴대전화나 유심칩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경우 받은 돈의 수십 배 이상의 빚을 떠안게 될 수 있으며, 의도치 않게 대포폰 개통에 가담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내구제 대출 관련 주의를 당부했다.

내구제 대출업자들은 ‘5분 안에 필요한 현금 내 손에’ ‘휴대전화 개통 당일 지급’ 등의 문구를 내세우며 피해자들로부터 휴대전화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현금을 주겠다고 홍보한다. 광고에 혹해 무심코 휴대전화를 개통한 후 넘겨줬다가 불법사금융·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추가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6월까지 유심을 포함한 대포폰 적발 건수는 2만7176대에 달한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2018년 9343대, 2019년 1만9080대, 2020년 8923대 등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구제 대출 사기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가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