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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MBC는 막장방송” 野 “감정 섞인 언론탄압”

입력 | 2022-10-14 03:00:00

[2022 국정감사]
방문진 국감서 ‘김건희 재연’ 등 공방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MBC PD수첩의 김건희 여사 대역 고지와 관련해 여야공방이 벌어졌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대상으로 1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C ‘PD수첩’이 김건희 여사 재연을 고지하지 않고 방송한 데 대해 여야가 거센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중 벌어진 비속어 보도 논란을 둘러싸고도 난타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자막 조작에 PD수첩 사고까지, 공영방송이 아니라 막장 방송”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MBC만 콕 찍어 탄압하는 건 평상시 MBC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부여당의 감정이 반영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 “박성제 사장 물러나야” vs “언론 독립성 침해”
박성중 의원은 MBC와 관련된 연이은 논란에 대해 박성제 MBC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MBC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조 중심의) 노영방송으로 만든 박성제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MBC가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을 날조했는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2008년 광우병 보도도 MBC의 흑역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윤두현 의원은 “채널A는 바이든 부분을 동그라미(OOO)로 처리했고 양쪽 입장을 비교해 보도했다. MBC가 말하는 언론의 자유는 거짓말할 자유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윤영찬 의원은 “윤 대통령이 사과하면 다 끝날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바이든 자막은 지상파 3사 모두 달았는데도 MBC에만 항의하는 것은 언론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오른쪽)이 과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왼쪽), 과방위 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방송심의 규정에는 재연 화면임이 명백하면 자막 고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돼 있다”며 “김 여사 재연 영상은 누가 봐도 재연 화면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PD수첩이 (김 여사 대역 배우가) 재연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건 잘못이다”라며 “MBC에 경고했다”고 말했다. 전날 MBC도 “부적절한 화면 처리로 혼란을 끼쳐 사과한다”고 밝혔다.

MBC가 윤 대통령 미국 순방 발언 영상을 민주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권 이사장은 “이미 그 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상이 많이 공유됐다”고 답했다. 국감이 끝날 즈음 권 이사장은 오열하기도 했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MBC도 진영 논리를 극복할 내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그에 대한 포부를 말해 달라”고 물었다. 권 이사장은 “한국 사회의 갈등이 너무 심하고 MBC도 내부 갈등이 심하다. 이를 해소하는 게 소망이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 이재명, “MBC YTN 민영화 반대”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공영방송 민영화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아주 심각한 시도”라며 정부 여당의 MBC 민영화 움직임에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언론자유·방송독립을 위한 언론인 간담회에서 “민영화 논란을 국민의 자산을 훼손하고 공적 자산을 사적이익에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했는데, 뜬금없이 MBC와 YTN 민영화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며 “언론 자유의 핵심은 중립성이고, 목표는 공정성”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모두가 언론 자유를 위한 공정한 보도 시스템을 말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정권의) 공수가 바뀔 때마다 생각도 바뀌더라”며 “민주당도 사실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여당 시절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다 언론계로부터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은 사실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