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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순항미사일 2000km 날아가… 日의 美 전략자산 기지 핵타격 가능

입력 | 2022-10-14 03:00:00

비행 거리-시간 늘려 핵소형화 위협
저고도 8자형 비행, 탐지 어려워
사거리로는 美토마호크 수준 근접
日방위상 “北 핵탄두 소형화 실현”




북한이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평안남도 개천에서 서해상으로 쏜 장거리순항미사일은 비행거리(2000km)와 비행시간(2시간 50분 34초)에서 이번까지 3차례 발사 중 가장 길게 비행했다. 2021년 9월 1차(1500km·2시간 6분 20초), 올 1월 2차(1800km·2시간 35분 17초) 발사 때보다 비행 성능이 한층 향상된 것이다.

사거리로 보면 우리 군이 보유한 현무-3C 순항미사일(1500km)을 능가하고 미국의 토마호크(2500km)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터보팬 엔진의 출력을 높였거나 연료량을 더 늘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이날 방위사업청 국회 국정감사에서 “연료통을 늘려서 멀리 보낸 것 같지만 엔진 자체의 수준은 크게 좋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1, 2차 발사 때처럼 비행속도(시속 700km)가 한미의 순항미사일 수준(시속 900km 안팎)에 미치지 못해 큰 진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협 반경은 크게 늘어났다. 함경북도 최북단 북-중 국경에서 쏴도 한국 전역은 물론이고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까지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군 당국자는 “한반도 유사시 F-22 스텔스 전투기 등 미 전략자산이 발진하는 가데나를 비롯해 주일미군 기지를 전술핵으로 족집게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12일 공개한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볼 때 순항미사일은 지하 갱도형 기지에서 밖으로 전개된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 올 1월 발사한 기종과 외형이 거의 유사하고, 8자형으로 설정된 비행궤도를 반복 비행하는 시험 방식도 동일했다.

하지만 북한이 전술핵 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이라고 언급한 것은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을 소형화했음을 위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잇달아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용 소형 핵탄두(직경 60cm·무게 500kg)보다 더 작고 가벼운 전술핵도 개발했다는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것.

하마다 야스카즈(濱田靖一) 일본 방위상은 13일 일본 국회에서 “북한이 일본을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해 공격하는 데 필요한 소형화, 탄두화를 이미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마다 방위상은 북한의 핵 미사일 고도화에 대한 국회 질의에 이같이 답하며 “북한의 핵무기 계획은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탄도미사일의 발사 징후 조기 파악, 요격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근본적인 방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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