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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공공지출 삭감 없다”… 재정건전성 악화 불안 커져

입력 | 2022-10-14 03:00:00

중앙은행 “국채 매입 예정대로 종료”
파운드화 가치 하락세 금융불안 우려




지난달 23일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가 철회 의사를 밝힌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사진)가 12일(현지 시간) “공공지출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한때 영국의 20년,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각각 모두 5%대를 넘어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다만 13일 미국 CNBC 등은 트러스 내각이 법인세, 배당소득세 관련 세제안을 변경하는 등 감세안 폐기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뒤 13일 국제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가 오르고 국채수익률 또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영국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앞서 트러스 총리는 12일 하원에서 “공공지출을 삭감하지 않고 그 대신 납세자 돈을 잘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의 20년과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각각 연 5.195%, 5.1000%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4.6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이자 및 채무 상환 부담을 높이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다만 13일 감세안 폐기 본격화 보도가 나온 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76%를 기록해 전일 최고치를 기록한 5.10%보다 떨어졌다. 2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85%로 하루 전 5.195%보다 하락했다.

영국 경제가 올해 2분기(4∼6월)에 이어 3분기(7∼9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은 8월 국내총생산(GDP)이 7월보다 0.3% 줄었다고 밝혔다.

파운드화 및 국채 가격 급락을 막기 위해 국채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해 왔던 영국 중앙은행은 국채 매입을 예정대로 14일 중단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1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연기금들이 14일을 앞두고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현재 1.1달러대인 미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다음 달 말 1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