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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준석 ‘무고 혐의’ 송치하기로… 李 “의혹 단호히 부인”

입력 | 2022-10-14 03:00:00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사진)의 ‘성상납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 전 대표의 무고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한 성상납 의혹이 실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성상납 의혹 폭로가 허위라며 이 전 대표가 가세연을 고소한 것에 대해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앞서 2013년 이 전 대표에게 두 차례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해 온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은 “성접대가 확인됐음에도 가세연을 고소했다”며 8월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다만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선 법리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불송치하기로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식 결론”이라며 “2013년의 일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모두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성상납 의혹’ 폭로… 경찰, 허위 아니라고 판단


李 무고혐의 檢송치 결론


가세연 “두차례 성접대 의혹” 제기… 李, 가세연 측 명예훼손 혐의 고소
경찰 ‘성매매 정황 증거’ 확보한 듯… 증거인멸 교사혐의는 불송치 결정
李 “제3자 진술만 듣고 송치” 반발… 국민의힘, 李 추가징계 여부 촉각



경찰이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남아있던 무고와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 이날 결론을 내리며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약 10개월 만에 경찰 수사가 일단락됐다. 지난달 20일 경찰은 이 전 대표의 성매매처벌법 위반과 알선수재, 직권남용 등 3개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 경과,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 등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 ‘성매매 정황 입증할 증거 충분’
경찰이 무고 혐의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한 건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이 허위가 아니라고 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고죄는 형사 처분이나 징계 처분을 받게 할 목적에 따라 허위 사실로 고소했을 때 성립되는 범죄다. 이번 사건에선 이 전 대표 성접대 의혹이 허위인지를 가려야 무고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달 11일 “(성접대 여부는) 이번 수사의 전제된 사실이므로 수사 결과에 따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앞서 이 전 대표와 김 대표 등을 조사한 경찰은 2013년 당시 숙박 기록과 관계자 전화 녹취 등 적어도 한 차례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정황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청 관계자는 이달 11일 이 전 대표 수사 상황에 대해 “충분히 조사가 됐고 현재로선 추가 조사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경찰은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성관계가 이뤄졌는지 입증할 결정적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27일 가세연은 유튜브를 통해 이 전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두 차례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29일 이 전 대표는 가세연에 출연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인 강신업 변호사는 올 8월 4일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했다.
○ 증거인멸교사는 성립 안 돼
이 전 대표는 김철근 당시 당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성접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하기로 했다.

증거인멸죄는 형사 사건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해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 작성은 증거인멸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증거인멸이 성립하지 않으면 교사 역시 성립되지 않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러분이 의문을 가지는 일은 없었다.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제3자 진술만을 들어 이 사건을 송치했다”며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이 혐의에 따라 김 대표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자의적으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알선수재 혐의는 진술자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됐고 증거인멸교사도 인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알선수재와 관련해선 믿을 수 없었던 진술자의 진술이 무고와 관련해서는 믿을 수 있는 진술로 취급받았다”고 했다.

경찰이 무고 혐의를 인정하면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가 징계 여부에 대해 “(검찰 송치 결정이) 이제 막 나온 거라 아직 말씀드리긴 이르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