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폭등’이라 할 정도로 많이 올랐습니다. 어제 밤 미국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또 주가 빠지겠네’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깜짝 상승입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83%, S&P500지수는 2.60%, 나스닥지수는 2.23% 뛰었습니다. 특히 다우지수 상승률은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장 초반 3대 지수 모두 급락하며 출발했는데요. 9월 CPI 상승률이 8.2%로 월가 예상치(8.1%)를 웃돌았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통상 높은 CPI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더 가속화할 수 있어서 증시엔 악재로 작용하거든요. 특히 9월엔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 제외) 상승률이 6.6%나 된다는 소식이 특히 불안감을 부추겼죠. 이건 1982년 이후 최고치인데요. 이에 대해 프린시플애셋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오늘 보고서 이후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0.75%포인트 미만으로 금리를 인상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시장에 남아있지 않게 됐다”고 언급(마켓워치).
물가가 참 지칠 줄 모르고 오른다. 게티이미지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가 넘어서면서 3대 지수가 모두 빨간불(상승)로 바뀌더니 급등으로 마감했는데요.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최고투자책임자인 릭 라이더가 “목요일(13일)이 내 경력 중 가장 미친 날(craziest days of my career)”이라고 말했을 정도(마켓워치). 언론들이 ‘왜 올랐지’를 분석하긴 했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요인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주가가 많이 빠지면서 ‘이 정도 하락은 좀 지나치다’며 매수에 나선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인데요.
숏커버링 때문일 거란 얘기도 나옵니다. 공매도 세력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그 주식을 사들이는 건데요. 밀러 타박의 최고시장전략가 맷 말레이는 “CPI 수치 이후 주가 급락을 예상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하락세가 크게 보이지 않자 공매도 세력이 패닉에 빠져 매수를 시작한 것”(블룸버그)이라고 분석하는 군요.
하지만 오늘의 반등이 계속 이어지진 않을 거란 부정적 전망이 훨씬 많습니다. 높은
물가 수준을 봤을 때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일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죠. 에버딘의 제임스 애티 투자이사는 “연준은 명백한 매파적 입장에 머물러 있고, 이는 주식엔 더 나쁜 소식”(블룸버그)이라고 지적했죠. 맷 말레이 역시 “약세장은 주식시장이 싸질 때까지 바닥을 치지 않는다. 앞으로 몇 달 동인 기업이익이 떨어질 거기 때문에
시장은 아직 싸지 않다”고 얘기합니다(블룸버그). 아직은 희망을 얘기하기엔 너무 이른가 봅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10월 14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