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을 역임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전멸’을 언급한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를 향해 “편집증(paranoia)”이라고 맹비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셜미디어 브콘탁테(VKontakte)에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 핵 공격에 대한 편집증은 그의 양심에 맡겨 두자”고 비난했다.
보렐 대표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 무기를 사용할 경우 러시아군은 “전멸”(annihilated)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또 이 발언이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전면적인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와 유럽의 대중 선동가들은 분명히 핵 종말 상황에서 그들(우크라이나)을 위해 죽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그들의 대응이 조심스럽고 맞대응적인 이유이자 보렐 대표 발언의 두 번째 의미”라고 주장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 지도자들의 핵 수사(rhetoric)는 해롭고 선동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기자들에게 “이것은 매우 해롭고 도발적인 관행”이라며 “러시아는 이런 훈련에 참여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고 했었다.
알렉산드르 베네딕토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장관은 12일 “러시아 당국자들은 서방 국가들과 달리 핵무기나 기타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하겠다고 공객적으로 위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채택한 핵무기 정책에서 ▲적이 러시아 연방과 그 동맹국을 상대로 이런 종류의 대량파괴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러시아와 그 동맹국을 공격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 경우 ▲적이 재래식 무기로 침략해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경우에 사용이 가능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