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첫 은퇴투어 주인공으로 삼성 유니폼을 벗은 ‘라이언킹’ 이승엽 SBS 해설위원(46)이 두산 지휘봉을 들고 5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두산은 14일 이 위원과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 연봉 5억)에 감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역대 신임감독 최고대우다.
14일 두산 11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승엽 신임감독이 전날 해설위원으로 마지막 중계에 나선 KT-KIA 와일드카드전 경기 종료 후 이순철 해설위원, 정우영 캐스터와 남긴 기념사진. 정우영 캐스터 페이스북
역대 최고 기록은 전임인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 가지고 있다. 김태형 전 감독은 두산에서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뒤 2019년 총액 28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7억원)에 3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신임감독 이전 최고 계약 기록은 역시 삼성 출신 ‘레전드’인 이만수 전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2011년 SK(현 SSG)는 이만수 당시 감독대행과 3년 총액 10억원(계약금 2억 5000만원, 연봉 2억 5000만원)에 감독 계약을 했다. 이번 이승엽 감독의 계약규모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이만수 전 감독의 1.5배를 넘는다.
이승엽 감독은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뒤 맺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에 도장을 찍었다. 2016년 두산은 김태형 전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재계약했었다.
이제껏 이승엽 감독보다 더 큰 규모로 감독 계약을 맺은 건 김태형 전 감독을 포함해 6명 뿐이다.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혹은 진출 경험이 있다. 계약금액 순위로 따지면 2위는 2019년 염경엽 전 SK감독(총액 28억원), 3위는 2018년 류중일 전 LG 감독(총액 21억원), 공동 4위는 2016년 김태형 전 두산 감독, 김경문 전 NC 감독, 2017년 김기태 전 KIA 감독(이상 총액 20억원)이다. 이승엽 감독은 첫 계약부터 한국시리즈 진출 감독에 준하는 최고 대우를 받은 셈이다.
삼성의 영구결번 출신인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가 되어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러던 중 두산에서 손을 내밀어주셨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삼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 수상자로 나선 이승엽 두산 신임감독. 동아일보DB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