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IMF 총재 “물가 통제 집중해야…인플레 못 잡으면 더 큰 피해 와”

입력 | 2022-10-14 16:12:00


크리스탈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3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이 폭주하는 기관차가 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 및 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이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초래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물가가 오랫동안 통제 불능인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라.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9월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넘어선 8.2%를 기록하면서 고공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연준이 추가로 대폭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여러 국가에서 경기침체 위기가 커지고 있다”면서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물가 상승과 실질 수입 감소로 많은 사람들은 경기침체처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 안정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고 불확실성은 예외적으로 높은 상태”라면서 “세계경제전망에서 밝힌 대로 내년에 경제성장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2%로 낮아질 가능성이 25%”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학 학자금 부채 탕감 등을 두고 물가 상승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통화정책이 브레이크를 밟을 때 재정정책은 액셀러레이터를 밟아선 안 된다. 그럴 경우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며 재정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근원물가상승률(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 등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이 6.6%로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충격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날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고정금리는 6.92%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모기지 대출 금리가 8.5%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택시장 붕괴 등 미국 경기의 경착륙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경기 연착륙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심각한 경기침체가 있을 경우 (주식) 시장은 20~30%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