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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명 사망 인니 ‘축구장 참사’…조사단 “경찰 발포 최루탄 때문”

입력 | 2022-10-14 21:57:00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관중 난동으로 132명이 숨졌던 ‘최악의 참사’와 관련 진상조사단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주된 원인이 경찰이 발포한 최루탄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합동진상조사단장인 마흐푸드 엠데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사건 관련 124페이지 분량의 진상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최루탄의 독성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마흐푸드 장관은 “경찰은 무차별적으로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과잉 대응을 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들은 축구 경기장에서 최루탄 사용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FIFA 규정엔 경기장에서 공공질서를 유지시키기 위해 경찰을 배치할 순 있지만, 총포류나 최루탄 등은 사용이 금지돼있다.

당시 경찰이 FIFA의 규정을 어기고 최루탄을 발포해 수많은 사람들이 숨졌다는 ‘과잉 진압’ 논란이 일었는데, 이를 조사단이 공식 인정한 것이다.

조사단은 또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와 홈팀인 아레마 FC의 관계자들도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기장 수용 인원을 초과해 관중을 입장시켰고, 경기가 끝나기 전 모든 문을 개방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고 문의 크기도 너무 작았단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해당 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3만8000명이지만, 경기 당일 4만2000장의 입장권이 팔렸다며 초과 입장 인원이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

마흐푸드 장관은 “축구협회와 아레마FC 관계자들은 규정을 무시하고 태만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덕적으로 축구협회장과 모든 집행위원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밤 10시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의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에서 홈팀인 아르마 FC가 20년 만에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난입한 관중을 막으려던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했고, 최루탄을 피하려던 관중들이 출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132명이 압사하거나 질식사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964년 5월 페루 리마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1964 도쿄올림픽 예선 경기 참사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