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案중 ‘법인세 동결’도 철회 후임엔 헌트 前외교장관 임명
무리한 감세 정책으로 리더십에 치명적 타격을 입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재정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14일 경질했다. 또 법인세율을 동결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하는 등 감세안을 추가로 철회했다.
영국 총리실은 14일(현지 시간) 콰텡 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제러미 헌트 전 외교장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38일간 재임한 콰텡 장관은 영국 역사상 두 번째로 임기가 짧은 재무장관으로 남게 됐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의 법인세율 인상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세율을 19%에서 25%로 올리려던 지난 정부의 계획을 취소하고 동결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무효화하기로 한 것이다. 법인세 동결은 지난달 23일 트러스 총리가 발표한 430억 파운드(약 69조 원) 규모 감세안인 ‘미니 예산’ 정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취임 전부터 대규모 감세를 예고했던 트러스 총리의 유턴은 이번이 두 번째다. 트러스 총리는 미니 예산 발표 후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영국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3일 고소득자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계획을 접은 바 있다. 이후 11일 만에 법인세율 동결 방침까지 철회하면서 취임 전부터 공약해온 대규모 감세안을 백지화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세안 추가 철회 전망에 14일 영국 증시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1.13%포인트 상승하는 등 다소 안정됐다. 만기 30년 영국 국채 수익률은 한때 전날보다 0.3%포인트 낮은 4.24%로 떨어졌다. 파운드화 환율 역시 1.13달러에 거래되며 전날보다 소폭(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