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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 감독됐다 “부담 이겨야 프로”

입력 | 2022-10-15 03:00:00

라이언 킹서 베어스 지휘관 변신
3년 18억원… 신인 감독 최고대우
코치 등 지도자 경력 없어 ‘파격’
“받은 팬 사랑 돌려줄것”… 18일 취임



14일 프로야구 두산의 제11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승엽 감독이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안에 있는 구단 사무실을 찾았다. 두산 제공


‘라이언 킹’ 이승엽 SBS 해설위원(46)이 ‘베어스 군단’ 지휘봉을 잡는다. 프로야구 두산은 이 위원과 3년 총액 1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5억 원)에 감독 계약을 맺었다고 14일 발표했다. 역대 프로야구 신인 감독 가운데 최고 대우다.

이전에는 선동열 전 감독(59)이 2005년 삼성과 5년간 15억 원에 계약한 게 신인 감독 최고 몸값 기록이었다. 선 전 감독은 2004년 삼성에서 수석코치를 지내다가 감독으로 ‘승진’한 반면에 이 감독은 코치 경험 없이 곧바로 감독석에 앉게 됐다. 이전까지 코치 경험이 없는 해설위원이 곧바로 프로 팀 지휘봉을 잡은 건 1986년 MBC 해설위원에서 청보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허구연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하는 15년 동안 삼성 유니폼만 입었던 이 감독이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자 ‘뜻밖’이란 반응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풀카운트’ 등 일본 매체도 “현역 시절 인연이 없었던 두산에서 감독직을 맡는 데 대한 놀라움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2004년 지바 롯데를 시작으로 요미우리, 오릭스 등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삼성 등번호 36번 영구결번 주인공인 이 감독은 두산 구단을 통해 “현역 시절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가 되어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러던 중 두산에서 손을 내밀어 주셨고 고민 끝에 (감독 제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이 끝난 뒤 김태형 전 감독(55)과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팀을 7년(2015∼2021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끈 김 전 감독과 결별하려면 ‘중량급’ 후보가 필요했다. 결국 그라운드 복귀를 원하던 이 감독과 두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지휘봉을 맡기게 됐다고 할 수 있다. 프로야구 통산 홈런 1위(467개) 기록을 남기면서 ‘국민 타자’로 통했던 이 감독도 이제는 프로팀 감독에게 쏠리는 성적 관련 비판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 감독은 “프로라면 그런 압박감,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어떤 부담과 압박도 극복하겠다고 결심했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의 취임식은 18일 두산 안방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