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쇄도발] 주민들 12년전 포격 악몽 되살아나 軍, 어선 대피시키고 외출자제 요청
“조업을 마치고 입항했는데 갑자기 ‘쿵쿵’ 하는 포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서해 북단 연평도에 거주하는 어민 박태원 씨(62)는 14일 “처음에는 우리 군의 사격 훈련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북한군의 포격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5시 20분경부터 서해상으로 300여 발의 포를 쐈다. 박 씨는 “연평도에 있던 사람이면 모두 들을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며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남북관계가 다시 악화되면서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주민들은 2010년 연평도 포격으로 주민 2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을 떠올리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평면사무소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소집령을 내렸다. 다행히 포격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없었지만 포성 소리와 함께 주택의 창문이 흔들려 주민들은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군 당국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해양경찰청은 연평도와 백령도 인근 해상 등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130여 척을 즉각 대피시켰다. 연평도 주민들 사이에선 이달 말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막바지 꽃게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