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쇄도발]한반도 긴장수위 높이는 北 北군용기 10대, 13일 밤 2시간가량 비행금지구역 5~7㎞ 접근 위협비행 다음날 새벽엔 순안서 SRBM 발사 서해-동해 ‘사격 금지’ 해상완충구역… 170여발 포격후 오후에 390발 또 쏴
북한이 13∼14일 군용기 위협비행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에 이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인 전방 포병사격을 4차례나 감행하면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로 미사일 시험발사 중심이었던 북한의 도발 양상이 최근 포병사격 등 국지 도발까지 더한 복합 양상으로 변화해 한미 군 당국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에 9·19합의를 위반한 북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 감행 전 ‘징검다리’로 국지 도발에 집중하며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2020년 6월 대북 전단을 빌미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총참모부(한국 합동참모본부에 해당)가 9·19합의 파기는 물론이고 접경지역 국지 도발까지 예고하며 긴장 수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 北 14일 4차례 포사격, 9·19합의 위반 평가
북한은 13일 오후 10시 반부터 14일 오전 3시 7분까지 277분 동안 군용기 위협비행, 2차례 동·서해 포병사격,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추정 SRBM 1발 발사 등 3종의 도발을 감행했다. 이어 14일 오후 5시부터는 120분 동안 동해와 서해에서 총 390여 발의 포병사격을 또 실시했다. 유사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재래식 무기를 섞어 남한을 겨냥한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인 건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앞서 6일과 8일 실시한 북한 군용기의 위협비행은 우리 군의 즉각 대응 출격 기준선인 전술조치선(TAL·군사분계선 북측 20∼50km)을 넘지 않았다. 이번엔 2018년 9·19합의 이후 처음으로 동·서부 비행금지구역 북방 5∼7km까지 군용기가 접근했다. 9·19합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지상·해상·공중상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등을 하기로 한 합의다.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북방 동·서해상 완충구역에 하루 동안 560여 발의 포를 발사한 건 9·19합의 체결 후 최대 규모로 합의를 위반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리 군은 앞서 2019년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2020년 우리 군 감시초소(GP) 총격 등 2건을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 평가해 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는 북한이 간헐적으로 해안포 포문을 개방하는 행위 역시 ‘위반 사례’로 평가한 바 있다.
○ 한미, 병력 증강 배치 등 北 국지 도발 대응 강화
북한이 9·19합의 위반인 전방 포병사격을 감행하면서 군은 전방부대의 경계태세 및 화력 대기태세를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 당국은 북한이 MDL 인근 GP에 화기나 병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의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지 도발에 대비해 감시장비 운용 시간 및 근무자를 늘리고, 북한이 남측으로 포사격 도발을 할 것에 대비해 대응포를 준비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갖춘 것. 주한미군도 북한 지역의 전자신호와 통신·교신 정보를 집중 추적하는 신호정보(SIGINT·시긴트) 정찰기들의 정찰 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