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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줏값만 챙겨주시면…” 신호 대기 중 벌어진 ‘홍삼’ 사기, 무슨 일?

입력 | 2022-10-16 11:03:00

ⓒ News1 DB


대형 마트 납품용 홍삼의 재고가 남았다며 싸게 준다는 말에 넘어갔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홍삼 사기를 조심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너무 어이없는 일이라서 멍청한 나 자신한테 화가 난다”며 겪은 일을 토로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경기도 부천시 인근에서 백화점에 가려던 중 신호 대기로 잠시 정차 중이었다. 이때 옆 차선에 있던 승합차에서 A씨를 불렀고, 창문을 내리니 30대 초로 추정되는 남성이 “홍삼 드세요?‘라고 물었다.

마침 감사한 분들에게 홍삼 선물을 할 계획이었던 A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남성은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요. 홍삼회사 영업사원인데 방금 대형 마트에 납품하고 오는 길이다. 잠깐 갓길에 차 대보시겠어요?“라고 말했다.

A씨는 ”대낮이고 차량도 많아서 큰 의심 안 했다. 브로슈어나 주고 영업할 거란 생각이었고, 영업직과 배송기사들의 노고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들어나 주자‘ 싶어서 차에서 내렸다“고 당시 생각을 설명했다.

남성은 ”저희가 물건이 과다하게 실려서 가져가 봐야 회사에 뺏긴다. 이거(홍삼 한 상자에) 40만원대인데, 6박스 있다“며 ”이거 (싸게) 드릴 테니까 저희 삼겹살에 소줏값만 챙겨주시면 안 되냐. 너무 아까워서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다가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한 상자에 10만원을 달라고 했다. 이에 A씨는 ”너무 비싸다“면서도 영업직이었던 자기 과거를 회상하다가 결국 6상자를 50만원에 구매했다.

A씨는 ”유통회사 다닐 때 직원들이 이런 류의 과잉재고 빼돌렸던 것도 생각나고, 어차피 상자당 10만원이면 30만원 이상 싸게 사는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50만원을 계좌 이체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차에 들어와 앉자마자 ’나 뭐한 거지‘ 싶어서 다시 그 차를 찾았을 땐 이미 없더라“라며 ”보이스피싱 전화와도 골려 먹고, 주변 사람들 다 사기당할 때도 난 안 당할 줄 알았는데 굉장히 어이없게 당했다“고 털어놨다.

A씨가 받은 제품 상태도 좋지 않았다고. 그는 ”제품 함량은 형편없고, 본사 소비자상담실이라고 적혀있는 곳은 불통이고, 제조원 전화해보니 판매 안 하는 제품이더라. 로고랑 인증 마크 다 있는데 공식 판매 제품이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끝으로 A씨는 ”블랙박스에 (남성들 모습이) 찍혔고, 계좌번호도 가지고 있는데 50만원 때문에 감정 소모하는 게 더 클 것 같아서 그냥 잊으려고 한다. 하지만 잊히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한심해서 이불킥하다가 글 써봤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비슷한 사기 글이 많더라“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 같은 수법은 10여 년 전부터 유행하던 사기행각으로, 백화점 납품 제품을 거저 준다며 접근해 시중가보다 크게 부풀린 가격에 판매한다. 주로 고속도로 휴게소나 일반 도로에서 범행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