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건당 결제금액 1년새 급등 재료비 상승으로 음식가격 뛰자 중식-양식 등 결제도 8~11% 상승 200여 업종 중 항공사가 최고, 건당 10만원대서 24만원으로↑
서울 마포구에서 회사를 다니는 윤모 씨(35)는 점심 도시락을 싸 갖고 다닐지를 고민 중이다. 최근 외식비 등 서비스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윤 씨는 “근처에서 일하는 남편과 주로 식사하는데 1만, 2만 원대였던 밥값이 요즘 3만 원을 훌쩍 넘는다”며 “아무리 아껴도 단품 메뉴 값도 올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5%대 중후반의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식당의 카드 평균 결제액이 건당 약 3만3000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결제액은 건당 24만 원까지 치솟아 200여 개 업종 중 1위였다.
16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신한카드 사용자들은 올 1∼7월 한식당에서 건당 평균 3만3278원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2만9802원)보다 11.7% 늘어난 금액이다. 중식당(2만6317원), 양식당(3만8135원), 일식당(4만7492원)에서의 결제액도 1년 전보다 8.0∼10.9% 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에 따른 보복 소비에 물가 상승 여파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한식당의 결제액 증가율이 중식당 등에 비해 높은 건 배추 등 채소류 값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9월 배추 값은 1년 전보다 95.0% 급등해 농축수산물 중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신한카드는 “음식, 여행, 서비스 등 대부분 업종에서 결제 건수와 결제액이 모두 늘었다”며 “재료 값 인상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커진 음식점의 건당 결제액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거리 두기로 폐쇄됐다가 올 들어 영업을 재개한 나이트클럽(―41.9%)과 유흥주점(―12.8%)의 건당 결제액은 줄었다. 결제액에 비해 결제건수 증가율이 훨씬 높은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나이트클럽의 경우 1년 새 결제액이 약 13배 늘어나는 동안 결제건수는 20배로 급증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