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환 방위사업청장
9월 폴란드에서 FA-50 경공격기 수출 이행 계약이 체결되었다. 한 달 앞서 K2 전차, K9 자주포 첫 이행 계약 체결에 이은 쾌거이다. 총 계약 규모는 87억 달러 이상으로 이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한 해 우리나라 전체 무기 수출액(70억 달러)을 넘어서는 규모이다. 수출 규모 면에서나 지상과 공중 무기체계들의 패키지 수출이라는 측면에서 방산수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우리 방산수출이 이렇게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세계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꼽을 수 있다. 방산기업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한 기술 혁신과 체질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왔다.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방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우수한 민간기술을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신속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며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축적되어 우리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9위권으로 올라섰다.
특히, 경쟁국 무기체계 대비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것도 주효했다. 무기 수입국은 단순히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무기를 수입한다는 것은 바로 자국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안보 그 자체를 수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외에서 실시한 시험평가에서 보인 우수한 성능을 통해 수입국은 우리 무기를 신뢰했다.
방산수출 증대는 경제적 성과 외에 우리 군의 전력 증강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출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수록 우리 군이 사용하는 무기체계가 발전하고, 그 무기체계가 다시 수출로 이어지면서 방산수출과 군 전력 증강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무기 수출은 수출로 그치지 않고 방산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산수출 대상국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와 같은 무기를 사용하고 안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국가들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이미 호주, 이집트 등은 방산수출과 함께 방산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방산수출을 계기로 경제, 안보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우방국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K방산은 눈부신 성장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 KF-21이 최초 비행에 성공하고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을 진수하며 자주국방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나아가 방산수출액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방산수출 세계 4대 강국 진입도 꿈꾸고 있다. 앞으로도 방위사업청은 K방산이 국방과 경제를 견인하는 주역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