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17일부터 14개국 참여 60대 항공기 동원 英-북해서 훈련…미 전략폭격기 B-52도 참가 예정 러, 이달 잠수함 동원 핵훈련 가능성…러軍, 벨라루스 도착 연합군 전개 美, 우크라에 1조원 규모 추가지원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 대결 수위가 ‘핵을 통한 맞대응’으로 고조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7일부터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실시하기로 하자 이에 맞서 러시아가 이달 말 대규모 핵전쟁 훈련 ‘그롬’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도와 참전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15일 벨라루스 현지에 도착했다. 러시아는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등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첩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탄도미사일 ‘파테-110’과 ‘졸파가르’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15일 전했다.
○ 나토 스테드패스트 눈 vs 러 그롬
나토는 14일 웹사이트를 통해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한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벨기에 주관으로 14개국이 참여한다. 총 60대의 최신 항공기가 벨기에 및 영국 상공, 북해 등에서 훈련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이달 말 잠수함, 미사일 등을 동원한 ‘그롬’ 핵전쟁 훈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올 2월 그롬을 실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13일 ‘야르스’ ICBM, 병력 3000여 명, 차량 300여 대를 투입한 훈련도 진행했다. 최대 사거리가 1만2000km에 이르는 야르스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4일 러시아가 그롬 훈련을 또 실시하면 미사일 실전 발사를 포함해 전략 핵전력의 대규모 기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렌 밴허크 미군 북부사령관은 “냉전 이후 미 본토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며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핵으로 무장한 두 전략적 경쟁자인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상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 러軍, 우크라 북부 벨라루스 도착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15일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6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경을 보호할 지역연합군으로서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남서부 벨고로트 군 사격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 모임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병사 2명이 사격 훈련 중 동료를 향해 발포하다가 사살됐으며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는 테러라고 주장했다. 인근 유류 저장고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미 CNN 등은 14, 15일 자포리자의 기반시설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고 불탔다고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