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 페이스북 갈무리
주식 투자에 실패한 남성으로부터 강도 피해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 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주 씨는 17일 오전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5개월 전에 저희 집에 강도가 들었다. 굳이 알릴 일인가 싶어서 말을 안 했는데 기사가 떴더라”고 말했다.
당시 부엌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던 주 씨는 방충망을 통해 침입한 A 씨와 마주쳤다고 한다. 검은 옷, 검은 복면을 입고 12cm 길이의 흉기를 들고 있던 A 씨는 놀라 넘어진 주 씨의 위로 올라탄 뒤 입을 막았다고 한다.
몸 싸움을 벌이던 두 사람은 대치 상황에 돌입했고 A 씨는 주 씨에게 쪽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주 씨는 “읽어보니까 자기 자식이 불치병에 걸려서 미국에서 치료해야 한다고 하더라. 6억원이 넘게 필요하다고 했다”며 “(나는) 실제로 그 돈이 없기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주 씨는 “(A 씨가) 찌를 생각이 없었는데 제가 피를 흘려서 당황한 게 눈에서 느껴졌다. 그래서 말을 하면 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때까지는 불치병에 걸렸다는 걸 믿었기 때문”이라며 “그 사이에 아내가 경찰에 신고해놨더라. 경찰 열 분이 테이저건을 들고와서 바로 진압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주식 투자로 빚을 지게 된 A 씨는 유튜브 방송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주 씨의 집 주소를 알아내고 사전답사를 마친 뒤 범행을 한 것.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지난달 30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로부터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유튜브 채널 ‘엠드로메다’ 갈무리
주 씨는 “실망스러운 건 보안업체의 일 처리”라며 “아무런 사후 조치가 없다. 아침이라 경보는 꺼져있었는데 사후에 보강하는 것도 없었고 경찰이 CCTV 자료를 요청하니까 저보고 직접 USB를 준비하라고 하더라.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