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미국 경제학자 10명 중 6명이 1년 내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과도하게 올려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경제학자 66명을 대상으로 경제전망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경제학자의 58.9%가 “연준의 과도한 금리 인상이 불필요한 경제 부진을 유발한다”고 답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7월(45.6%) 응답율 보다 높아진 수치다.
연준이 올해만 3%포인트를 올리고, 11, 12월에 추가로 최소 1%포인트 이상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이 사실상 속도조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다. 다니엘 마넨코츠 미시건대 경제학자는 설문조사에서 “연착륙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신화적인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사에 응한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3.0~3.25%에서 12월 4.267%까지 올리고, 내년 6월 4.5551%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대체로 연준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암울했다. 1년 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63%로 집계됐다. 이는 7월 같은 조사에서 나온 49%보다 1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또 분기별 WSJ 경제전망 조사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50%이상 나온 것은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아직 최악이 오지 않았다”며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에 비해 0.2%포인트 내린 2.7%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내년 1분기(1~3월) 미국 경제성장률은 0.2%로 쪼그라들고, 2분기(4~6월)에는 -0.1%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 이번 경기침체가 비교적 단기간에 끝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뤘다. 내년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보는 경제학자들은 평균 8개월가량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경기침체 지속 기간이 평균 10.2개월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이다. 다만 실업률은 현재의 3.5%에서 내년 4.7%로 상승한 뒤 당분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