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7차 대회에서 우승한 브룩스 켑카. 사진 출처 LIV 골프 페이스북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옹호하다 돌연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로 무대를 옮긴 브룩스 켑카(32·미국)가 LIV 대회 6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켑카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끝난 LIV 7차 대회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198타를 기록했다. 켑카는 동타를 적어낸 피터 유라인(33·미국)과 3차 연장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켑카와 유라인은 1, 2차 연장에서 모두 버디를 잡으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켑카는 3차 연장에서 유라인의 공이 해저드에 빠진 틈을 타 버디를 낚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켑카는 이날 개인전 우승상금 400만 달러(약 57억5000만 원)와 단체전 우승상금 75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를 합쳐 상금 475만 달러를 챙겼다. 켑카는 “2년 간 즐겁지 않았고 다시 뛸 수 있을지 확신도 없었다”며 “긴 여정이었고 다시 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돌아와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PGA투어에서 통산 8승 중 4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는 등 ‘메이저 사냥꾼’이라 불렸던 켑카는 무릎 등 여러 부상에 시달리며 슬럼프에 빠졌었다. 한 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켑카였지만 2021~2022시즌에는 PGA투어 WM 피닉스 오픈에서 공동 3위를 한 것이 최근의 최고 성적이었다. 또 ‘톱10’ 진입도 단 2차례에 그쳤고, 시즌 상금 역시 131만7085달러(약 19억 원)에 그쳤다. 켑카가 2020~2021시즌에 520만4136달러를 벌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20% 가까이 수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US오픈이 끝난 직후에 LIV에 출전하기로 사인했다는 것이 밝혀지며 PGA투어 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켑카는 “의견은 바뀌기 마련”이라며 “PGA투어에 남는 선수는 그와 가족을 위해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이고, 나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결정을 했다”고 했다. 켑카는 부상 역시 PGA투어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지만 팬들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로 LIV 대회의 첫 시즌 개인전은 끝이 났다. 30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은 단체전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