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올해 6월 시작된 우기 홍수로 6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현지 당국 발표를 인용해 AFP 통신이 보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도주의 업무부는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해로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홍수는 나이지리아 36개 주 중 27개 주에서 보고됐고 20만 채 이상의 주택과 11만 헥타르의 농격지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시르 사니 와르조 나이지리아 정부 상임 비서관은 올해 홍수가 지난 2012년 130만명의 이재민과 431명의 목숨을 앗아간 홍수 규모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2012년에는 36개 주 중 30개 주가 홍수의 영향을 받았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기상청(NiMet)과 나이지리아 수문청(NIHSA)은 우기가 시작된 후 나이지리아 전역에 물의 양이 증가해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10년 만의 폭우와 기후 변화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계획과 기반 시설이 피해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2020년 발간된 나이지리아의 기후 변화에 대한 국가 정책 문서는 최근 몇 년간 홍수가 증가했으며 기후 변화로 “기후 재난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보고서는 “그럼에도 나이지리아의 많은 주들은 대응에 필요한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질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농경지 침수로 식량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130만명의 수재민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부터 휘청이던 나이지리아 경제도 피해를 키울 것으로 예측된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고에 달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난달 나이지리아가 기아 수준의 위험에 처한 6개국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사니 와르조 나이지리아 정부 상임 비서관은 “모든 기관은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기상청은 아남브라, 델타, 리버, 크로스 리버, 바이엘사 등 남부 일부 주에서 11월 말까지 홍수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