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학자 10명 중 6명이 1년 안에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 시간) 전했다. 특히 이들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과도하게 올려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WSJ이 경제학자 6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1년 안에 미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7월 조사(49%)보다 15%포인트 늘었다. WSJ가 분기마다 실시하는 이 경제전망 조사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50%보다 높게 나온 것은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응답자의 58.9%는 “연준의 과도한 금리 인상이 불필요한 경제 부진을 유발한다”고 답했다. 올해 7월 조사(45.6%) 때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학자가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내년 1분기(1~3월) 미 경제 성장률을 0.2%로 예상했다. 내년 2분기(4~6월)에는 -0.1%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번 경기 침체가 비교적 단기간에 끝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들은 내년 경기 침체가 평균 8개월 정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경기침체의 평균 지속 기간인 10.2개월보다는 짧다. 실업률은 현 3.5%에서 내년 4.7%로 상승한 뒤 당분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조사는 노동부가 9월 미 소비자물가를 발표하기 직전인 이달 7~11일 진행됐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 및 식료품을 제외한 9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6.6% 올라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6, 7, 9월에 이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