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배달비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고공행진 중인 물가가 지난 7월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통계청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내년부터 기존 외식 품목에서 배달비지수를 분리해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외식에서 차지하는 배달 음식 비중이 높아졌지만 배달비는 외식 물가에서 제외돼 물가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통계청은 1인 가구와 고령자 가구 등 다양한 가구 특성별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하기로 했다. 다만 자가 주거비를 소비자물가지수 주지표로 전환하는 방안은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보조지표로 작성 중인 자가 주거비는 소유한 주택에서 거주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한다. 이 지표가 물가에 포함되면 부동산 시장 동향에 따른 가계 부담을 확인할 수 있지만, 자가 주거비를 주지표로 전환할 경우 주거비 가중치가 크게 확대되는 문제점이 있다.
인구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부터는 고령층 고용통계 연령 구간을 70세 이상에서 70~74세, 75세 이상으로 세분화해 발표한다. 플랫폼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를 포함한 신(新) 종사자 지위 조사도 올해부터 실시해 2년 이상 시계열을 축적 후 공표할 예정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 범위에는 가상자산 항목을 신규로 개발한다. 공적·퇴직연금 적립액도 연금 자산 보조지표로 추가 개발한다.
내년부터는 연금 복지정책에 필요한 자료 제공을 위해 노년층 은퇴 후 소득을 종합 점검 후 연금 통계를 신규로 작성한다. 퇴직연금을 기초·장애인·국민·개인·주택·농지 연금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가계부채 심층 분석도 진행한다. 가계부채 대책 마련에 필요한 통계정보를 인구·가구·주택통계등록부, 주택소유통계 데이터베이스(DB), 일자리 행정 통계 DB 등 통계청 자료와 개인 단위 대출금액·건수 등 민간신용회사 자료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통계청은 중장기 발전전략인 2023~2027년 제3차 국가통계 발전 기본계획도 수립한다. 2024년부터 산업·직업 등 통계작성의 기준이 되는 표준분류를 국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해 나갈 계획이다.
한훈 통계청장은 “다양해지는 통계 수요에 부응해 적극적으로 통계를 개선·개발하고 국가통계를 더 개방해 더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통계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재위의 통계청 국감에서는 물가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앞서 정부는 10월을 정점으로 물가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지난 9월과 8월 물가 상승률은 각각 5.6%, 5.7%로 6%대를 기록한 지난 6월(6.0%), 7월(6.3%)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말까지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얼마 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OPEC+)는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여기에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기·가스요금 인상분도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 청장은 “10월 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더 높을지 낮을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7월이 가장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