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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요도시 화장실 벽에 ‘반독재-반PCR’ 문구가…

입력 | 2022-10-17 21:14:00

트위터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중국 곳곳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7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선전 등 주요 도시의 화장실에 등장한 ‘반(反)시진핑’ 문구를 찍은 사진이 퍼지고 있다. ‘반독재, 반핵산(PCR검사)’ 문구, 당 대회가 개막하는 16일 베이징 도심에서 자동차 경적 등을 울리며 시위하자는 문구 등이 촬영됐다.

이 문구는 베이징 대학가인 하이뎬구 쓰퉁차오(四通橋)에 13일 내걸렸던 대형 현수막에 쓰인 글과 유사하다. 당 대회 개막을 3일 앞둔 당시 ‘독재자 시진핑을 파면하라’ ‘핵산 말고 밥이 필요하다’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SNS에서 퍼진 화장실 낙서가 13일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현수막 사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을 철저히 틀어막는 방법으로 여론 통제에 나섰다. 쓰퉁차오 주변은 “행인보다 공안(경찰)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계가 삼엄하다. 13일 현수막 사건 이후 사복 공안들이 이곳에 대거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베이징대의 모든 출입구에도 공안 차량이 배치돼 24시간 드나드는 사람을 감시하고 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주역이 베이징대 학생이었다는 점에서 당국이 이번에도 대학가 여론을 상당히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은 완전히 통제됐다. 진입을 위해서는 깐깐한 신분 확인 및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 광장 주변에 있는 마오쩌둥 기념관도 관람이 불가능하다. 외국인은 텐안먼 광장 입장이 불가능하다. 시 주석 집권 10년의 성과를 자랑하는 전시회에도 일반인의 관람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당국이 허용한 극소수 단체와 기관의 관람만 가능하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공산당은 20차 당대회를 홍보한다면서 톈안먼 광장 주변에 거대한 꽃 장식을 해 놓았지만 정작 일반인은 아무 관심이 없고 접근도 어렵다며 “20대(二十大·20차 당대회를 가리키는 말)’라는 말이 통제와 억압의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