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코픽스 3.40%… 0.44%P 급등
2년 전 전세자금대출 2억 원을 받은 직장인 김모 씨(44)는 얼마 전 갱신된 대출 금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연 2.4%로 시작한 대출 금리가 어느덧 4% 후반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금리가 2배로 뛰면서 한 달 이자가 80만 원을 넘었다”며 “다음 갱신 땐 대출 금리가 연 5%를 넘길 게 확실해 전세를 연장하지 않고 월세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주담대 변동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18일부터 연 최고 7%를 돌파하게 됐다. 주택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새 0.44%포인트 뛰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3.40%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의 이자 부담은 한층 더 늘어나게 됐다. 특히 청년층과 서민들의 수요가 많은 전세대출은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가파른 금리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부실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 주담대 변동금리도 14년 만에 연 7%대 진입
우리은행은 현재 연 5.24∼6.04%인 주담대 변동금리를 18일부터 연 5.68∼6.48%로 인상한다. KB국민은행도 연 4.65∼6.05%에서 5.09∼6.49%로 올린다.
현재 금리 상단이 연 7%에 근접한 하나은행(6.97%) 등도 코픽스 상승분만큼 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최고 7%를 돌파한다. 지난달 이미 연 7%를 넘긴 주담대 고정금리(연 5.01∼7.10%)에 이어 변동금리도 14년 만에 7%대에 진입하는 셈이다.
○ 청년·서민층 몰린 전세대출, 부실 경고등
17일 현재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40∼6.722%다. 여기에 코픽스 상승분이 반영되면 전세대출 금리 상단도 연 7%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7월부터 3개월 새 코픽스는 1.02%포인트나 뛰었다. 이달 들어 한은이 두 번째 빅스텝에 나선 데다 추가 빅스텝 가능성까지 열어둬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 현재 전세대출 잔액(162조119억 원)의 93.5%가 코픽스 등에 연동된 변동금리여서 전세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