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 “미친 드라마라는 반응 마음에 들어” “베트남전 왜곡 논란 예상못해 다음 작품때 더 세밀하게 쓸 것” 영화 ‘헤어질 결심’ 이어 흥행 2연타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시놉시스가 없었다고 한다. 정서경 작가는 “‘가난한 세 자매에게 엄청 큰 돈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으로 무작정 1부부터 썼다”고 했다. CJ ENM 제공
“‘미친 드라마’란 시청자 반응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이 작품에서 가장 시도해보고 싶은 게 속도감이었거든요.”
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대본을 쓴 정서경 작가(47)가 말했다. 화상으로 17일 만난 그는 12부작인 드라마를 쓰며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 ‘날아가는 것처럼’ 진행할 순 없을까”를 항상 염두에 뒀다고 한다. 그는 올해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 시나리오를 박찬욱 감독과 공동 집필해 빼어난 작품성으로 화제를 모았고, ‘작은 아씨들’도 최고시청률 11.1%를 기록하며 2연타를 쳤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넘치는 세 자매 오인주(김고은) 오인경(남지현) 오인혜(박지후)가 비밀권력단체 ‘정란회’와 대립한다는 줄거리. 매회 예상을 뛰어넘는 사건과 갈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박진감은 넘치지만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정 작가는 “영화적 문법으로 쓴 작품이라 매회 2시간짜리 영화를 압축하다 보니 다소 부족하고 특이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만들 때 저는 캐릭터의 결함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캐릭터들이 그런 부족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사랑받길 원하는 거죠. 가끔씩 이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드라마 방영 중 우여곡절도 있었다. 베트남 정부가 베트남전쟁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담겼다며 항의해 넷플릭스가 베트남에서의 방영을 중단했다. 정 작가는 이에 대해 “베트남전쟁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루거나 정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기에 현지 반응을 크게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시청자 반응을 기억하면서 다음 작품 때 더 세심하게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