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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바꾼 켑카, LIV 최종전 ‘천신만고 첫승’

입력 | 2022-10-18 03:00:00

7차대회 3차연장 끝 율라인 울려
2년 부상 시달리다 2차부터 합류
6월 US오픈 때까지 “PGA 지지”
대회 직후 LIV와 계약해 구설수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옹호하다 돌연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로 무대를 옮긴 브룩스 켑카(32·미국·사진)가 LIV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켑카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LIV 7차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198타를 기록했다.

켑카는 동 타를 기록한 피터 율라인(33·미국)과의 3차 연장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1, 2차 연장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다. 3차 연장에서 율라인이 공을 해저드에 빠뜨린 사이 켑카는 버디를 낚으며 경기를 끝냈다.

2차 대회부터 참가한 켑카는 이번이 LIV 대회 첫 우승이다. 켑카는 개인전 우승상금 400만 달러(약 57억5000만 원)와 단체전 우승상금 75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를 합쳐 475만 달러를 챙겼다. 켑카는 “지난 2년간 즐겁지 않았다. 다시 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이렇게 돌아와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PGA투어에서 통산 8승 중 4승을 메이저대회(2018, 2019년 PGA챔피언십·2017, 2018년 US오픈)에서 따낸 켑카는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렸다. 한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켑카는 2020년부터 무릎 등 여러 부상에 시달리며 슬럼프에 빠졌다. 켑카는 “지난해는 내가 원하는 대로 무릎이 움직여주지 않았다. 골프를 포기할까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켑카는 2021년 2월 PGA투어 피닉스오픈 이후 이날 우승하기 전까지 1년 8개월간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21∼2022시즌 켑카가 벌어들인 상금은 131만7085달러(약 19억 원)였다. 2020∼2021시즌 상금 520만4136달러의 약 25%에 그쳤다.

PGA투어에서 LIV로 옮기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켑카는 올해 6월 LIV가 출범할 당시 “PGA투어를 지지한다”고 했다. 6월 PGA투어 메이저대회 US오픈 기자회견에서 LIV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켑카는 “당신들의 그런 질문이 US오픈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어 짜증 난다”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US오픈 직후에 LIV와 접촉해 출전 사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켑카는 “생각은 바뀌기 마련”이라며 “PGA투어에 남는 선수는 본인과 가족을 위해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이고, 나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로 올 시즌 LIV 대회 개인전은 모두 끝났다. 30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은 단체전만 진행된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