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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F-35B 스텔스機 5년만에 한반도 온다… 北 6차 핵실험후 처음

입력 | 2022-10-18 03:00:00

한미 군용기 250대 이달말 연합훈련




한미가 이달 말 양국 군용기 250여 대를 동원해 한반도에서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이와쿠니 주일 미군기지에 주둔 중인 F-35B 스텔스기가 4년 10개월 만에 한반도에 전개한다. 우리 군도 F-35A 스텔스기를 동원하는 등 유사시 북한 상공에 은밀히 침투해 주요 시설을 폭격할 수 있는 한미의 5세대 최첨단 전투기가 대거 출격하는 것. 7차 핵실험이 임박한 북한에 사전 경고장을 보내는 동시에 최근 윤석열 정부가 공언한 ‘획기적 확장억제’의 신호탄 성격이란 분석도 나온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한반도에서 닷새간 열리는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에 우리 군 F-35A, F-15K, KF-16 등 140여 대와 미군의 F-35B, F-16 등 100여 대의 군용기가 참가한다. 특히 F-35B는 긴 활주로가 필요한 F-35A와 달리 헬기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사출장치(캐터펄트)가 없고, 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기종이다.

미군의 F-35 기종이 한반도로 전개되는 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다. 올해 7월 훈련에선 F-35A 6대가 미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서 전개해 우리 군 F-35A와 연합훈련을 했다. 당시 한미 군용기 30여 대가 참가했는데 이번엔 그 규모가 8배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

앞서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연쇄 ‘중대 도발’에 나서자 한미는 2017년 12월 군용기 260여 대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켜 맞대응한 바 있다. 당시 F-35를 포함해 B-1B 전략폭격기와 F-22 ‘랩터’ 등 미 최강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집결했다. 이번에도 당시와 유사한 규모로 한미가 전략자산을 동원해 훈련에 나서는 것이다.




한미, 스텔스기 등 군용기 250대 동원… 北핵심표적 타격 훈련한다


한미, 31일부터 5일간 공중 연합훈련
北 6차 핵실험때와 비슷한 규모, 軍 “北도발 위험수위”… 공개 방침
F-35A, 핵항모 이어 F-35B까지… 美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잦아져
정상간 합의 ‘시의적절 전개’ 본궤도… 北 7차 핵실험땐 B-1B 전개 가능성



미국 5세대 최첨단 전투기이자 스텔스기인 F-35B 라이트닝 II가 미 해군 강습상륙함 ‘트리폴리’의 비행갑판에 착륙하고 있다. 미국 해군 

한미가 이달 말 2017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로 F-35A, F-35B 스텔스기 등 전략자산을 동원해 공중 연합훈련에 나서는 건 그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차 핵실험 버튼을 눌렀을 당시와 비견될 만큼 한반도 위기 상황이 고조됐다고 보고 당시 못지않게 군용기를 대거 투입해 사전 대응에 나서는 것. 정부 출범 이후 종류를 달리한 미 전략자산이 순차 전개되면서 5월 한미 정상이 합의한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의 전략자산 전개”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에서 축소한 한미 연합훈련 역시 이번 훈련을 신호탄으로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핵추진항공모함 이어 F-35B도 전개
한미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은 북한의 주요 표적을 탐지하고, 공중으로 침투해 이를 타격하는 시나리오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에 북한의 핵심 표적 수백 개를 일거에 타격할 수 있도록 한미 전투기 각각에 임무를 부여하는 연합작전계획(공중임무명령서·Pre-ATO)이 적용되는 것. 한미는 이번 훈련에 250여 대의 군용기를 동원하는데 이는 사실상 한미 공군의 핵심 기종들이 대부분 투입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15년부터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란 명칭으로 실시돼온 이 훈련은 2017년 12월 B-1B 전략폭격기, 양국 군용기 260여 대가 한반도 상공을 채우며 최대 규모로 실시됐다. 이때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기 때문. 다만 이 훈련은 이후 축소됐다. 2018년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계기로 참가 규모를 100여 대로 확 줄인 뒤 훈련 명칭도 바꿨다. 2019년엔 아예 훈련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로 군은 이 훈련 실시 여부를 ‘로키(low-key)’로 비공개에 부쳐 왔다.

문재인 정부와 달리 군은 이번 대규모 연합훈련을 전격 공개할 방침이다. 대남·대미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는 북한에 사전 경고하겠다는 것. 올해 7월과 9, 10월 미 F-35A와 로널드레이건 핵추진항공모함에 이어 이번엔 F-35B까지 오면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유사시 북한 상공에 은밀히 침투해 주요 시설에 폭격을 가할 수 있는 F-35B는 우리 군이 보유한 F-35A와 달리 수직 이착륙 기능을 갖췄다.

이번 훈련은 북한이 앞서 6일과 8일, 14일 군용기로 잇따라 위협비행에 나서는 등 그 도발 양상이 기존의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복합 형태로 변화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군용기 무력시위 등에 맞서 한미가 압도적인 작전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것. 북한은 8일 훈련에서 150대의 군용기로 대규모 훈련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일부 군용기는 이륙조차 못하거나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 北도발 수위 따라 전략폭격기 전개 가능성
현재 계획된 훈련 참가 전력이나 규모는 북한의 도발 상황에 따라 더 확대될 수도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ICBM 정상 각도 발사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아직 한반도에 전개되지 않은 B-1B, B-52 등 전략폭격기까지 이번 훈련에 전격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군은 17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상정한 호국훈련에 돌입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28일까지 전후방 각지에서 도하훈련 등 여러 야외 기동훈련을 실시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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