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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술이 中극초음속미사일에”…미 기업 50여 곳 식별

입력 | 2022-10-18 03:25:00


미국 기술이 중국의 발전하는 극초음속미사일 프로그램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한 상황에서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중국 극초음속·미사일 프로그램과 연루된 단체 수십 곳을 상대로 한 미국 기원 기술 거래 300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런 보도를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50곳에 달하는 미국 기업이 중개를 거쳐 중국 군사 단체 등에 제품을 판매했다.

현재 중국 첨단 하이퍼소닉·미사일 프로그램 분야 군사 연구 단체가 다양한 미국 전문 기술을 구매하고 있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이들 단체 중 다수가 미국 수출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지만, 심지어 국방부와 계약한 업체의 상품까지 판매된다고 WP는 지적했다.

중국 민간 기업이 미국의 선진 소프트웨어 상품을 중국 군 관련 조직에 넘겨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으로 간주되는 외국 기업으로의 판매 및 재판매를 막으려 수출통제 등 조치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판매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애리조나 소재 조나 테크놀로지와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메타콤 테크놀로지의 항공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가 재판매를 통해 중국항공우주연구원(CAAA)에 흘러갔다고 한다. CAAA는 2021년 중국 극초음속미사일 실험 고안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 WP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스푸트니크 모먼트’에 가깝다고 부를 만큼 당시 시험이 미국 군·정보 당국에 충격을 줬다고 덧붙였다. WP는 현재 CAAA가 수출통제 기업 목록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향후 규제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WP는 중국 군사 연구 아카데미 및 이들을 지원하는 기업 등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을 인용, “미국의 기술이 (중국) 국내 기술에서 중요한 격차를 메우고 있다”라며 “중국 무기 진보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고도로 전문화한 항공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한다.

극초음속 운반책을 실험하는 대학 연구소 소속 한 중국 과학자는 WP에 “이 경우 미국의 기술이 더 우수하다”라며 “외국 기술 없이 우리는 특정한 일을 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에는) 기술적 토대가 같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미사일을 추진할 수 있는 극초음속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최대 군비 경쟁을 벌이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의회에서 열리는 각종 군사 관련 청문회에서도 중국의 극초음속 역량은 꾸준히 위협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은 수출통제로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거나 규제 대상인 단체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 미국 제품의 중국 상대 판매 및 중국 내 재판매를 금지한다. 그러나 일부 기술 거래는 해당 기업 웹사이트에 무기·군사 분야와의 연관성이 공개 게시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