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제품. 인스타그램
유제품 전문기업인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하면서 전 직원에게 정리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이 가운데 푸르밀의 재직자가 “(푸르밀은) 나의 첫 직장이다. 그리고 이곳은 곧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면서 아쉬운 마음을 담은 심경글을 올려 직장인들의 마음을 울렸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지난 17일 닉네임이 ‘가나초코최애’인 푸르밀 직원이 ‘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주셨던 분들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해당 회사 이메일 계정 등으로 인증을 받아야 가입과 글 작성이 가능하다.
이 직원은 입사 당시 설렜던 기억을 회상했다. 푸르밀의 인기 제품을 나열한 그는 “이런 건 누가 만들까 늘 궁금했다”며 “더이상 소비자가 아닌 관리자로 나의 추억과 애정이 담긴 제품을 다룬다는 게 설렜기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입사했다”고 말했다.
푸르밀의 영업종료를 아쉬워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추억이었다고 말해주는 소비자들, 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줘서 참 고맙다”라며 “제품은 곧 세상에서 사라지지만, 오래 기억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나저나 나 이제 뭐하지”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남겼다.
해당 게시글은 게재된지 하루 만인 18일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좋아요’ 1100여 개와 댓글 320여 개가 달렸다. 대다수의 직장인은 “수고 많았다” “애사심이 전해져서 울컥한다” “더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란다” 등 위로를 전했다. 이에 글쓴이도 “생산 중인 물량까지는 판매되니 마지막을 함께 추억해달라”고 했다.
한편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한 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며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푸르밀 측은 최근 전 직원 370여 명에게 보낸 메일에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됐다”며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푸르밀이 통보한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일은 11월 30일이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