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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도 안구하고 인테리어 공사하는 아랫집…3주째 ‘꽝’ ‘꽝’ 소리에 불안”

입력 | 2022-10-18 11:28:00

[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2부]



동아일보 DB


새로 이사하면서 수 천만 원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들여 내부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집이 적지 않다. 또 20년 가까이 된 노후 아파트가 늘고 재건축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인테리어 공사로 실내 분위기를 확 바꿔 살자는 추세다.

문제는 이 때 발생하는 층간소음. 한 달 가까이 발생하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직접 피해가 발생하는 윗집에 임산부나 수험생이 있는 경우는 더 심각하다.

대개는 공사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하지만, 바로 윗집 아랫집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사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알리지도 않고, 사전 동의도 없이 무조건 공사부터 하는 것보다는 낫다.

소음피해를 피해 호텔에서 자야한다거나,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없어 독서실이나 카페 비용을 달라거나, 소음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보통 수 십만원~수 백만 원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층간소음에 의한 손해배상 요구는 수인한도 즉 참아야하는 정도를 벗어나야 하고 이를 피해자가 모두 객관적으로 입증해야하기 때문에 재판을 통해 받아내기가 보통 번거롭고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게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인테리어 공사, 3주 째 꽝! 꽝! 소리
경기도 구리 수택동의 한 아파트에만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장명숙(50대·주부·가명)입니다. 얼마 전 아랫집에 신혼부부가 이사를 왔습니다. 3주가 넘어가도록 업체에 맡기지도 않고 자신들이 셀프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구축 아파트라 손이 많이 가겠거니 하고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사전에 동의도, 미안하다는 양해도 구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공사를 한다는 말도 없었습니다. 큰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겠거니 했고, 이사 오자마자 아래윗집 끼리 열내고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아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입주한 날부터 쾅! 쾅!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현재까지도 소리가 계속 납니다. 아직 인테리어 손 볼 곳이 많은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밤낮없이 나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사람들이 말하는 ‘귀트임’이 생긴 것 같습니다. 조금만 소리가 나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불안해집니다.

조용한 저녁에는 문 닫는 소리가 꽝! 하고 더 요란하게 들립니다. 나만 예민한 건가 싶어 남편과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이제까지 10년 동안 살면서 이런 소음이 한번도 들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아래층에 주의를 주어달라고”고 요청했습니다. 관리사무소도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테리어 공사 소리, 문 닫는 꽝! 소리는 줄어들지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자주 들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들리고 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소음을 직접 녹음해서 관리실에 다시 한번 주의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관리소에서는 “윗집에서는 자기들 소음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설비 쪽 문제인지 진짜 문 여닫는 소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 말로는 새로 이사 온 이웃이 원래 있던 중문을 재설치 했다는 것 같습니다. 중문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릴 수가 있을까요?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려고 하다가는 충돌이 더 커져 사건사고로 이어질까봐 겁이 나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어찌해야 좋을까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공동주택의 인테리어는 공사 중에는 물론이고 공사가 끝난 뒤에도 공사 기간 중에 생긴 ‘귀트임’으로 더 큰 심각한 분쟁으로 확대되는 사례가 자주 있습니다.

인테리어를 할 경우에는 인근 세대에 공사의 범위와 명확한 기간 등을 알려주고 양해를 구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래도 공사기간 소음크기 등으로 분쟁과 불만이 일어납니다. 바로 아래윗집만 반대한다고 해서 인테리어 공사 자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합니다.

일단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참을 수 없는 정도가 됐다면 우선 소음원을 휴대폰 등으로 1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충분히 녹음해야합니다. 이때 소음이 발생되는 날짜와 그 시간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소음이 들리는 시간대에 관리소 직원을 집에 불러 현재 들리는 소음원과 녹음된 소음원을 들려줍니다. 불만이 성격상 예민한 탓이 아님을 확인시켜 줍니다. 그리고 관리소 직원을 통해 불편 사실을 전달합니다.

이때 구체적으로 방문 손잡이와 벽이 닿는 곳에 쾅 소리가 방지될 수 있도록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지, 중문 미닫이 여닫는 소리가 저음으로 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요청합니다. 만약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확인된다면 개선을 요구해야겠지요.

늦은 감은 있지만 이사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중문 미닫이 부직포 또는 커버 등을 선물했다면 소음도 줄이고 분노 감정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