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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벤츠 전기차에 샤시 모듈 공급 ‘잭팟’

입력 | 2022-10-18 11:43:00

2006년 클라이슬러에 대단위 모듈 공급 이후 두 번째 성과
20년 샤시 모듈 경쟁력 인정 받은 쾌거
업계 “수조 원 규모 공급 일듯”




현대모비스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전용 모델에 핵심 모듈을 공급한다. 대단위 모듈을 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건 2006년 미국 크라이슬러와의 계약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18일 현대모비스는 이번 샤시 모듈 공급을 위해 벤츠의 미국 공장 인근 앨라배마 맥칼라에 생산 공장을 만들고 올해 3분기(10~12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에 모듈을 공급하는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과 크라이슬러 모듈 공급을 위한 미시간, 오하이오 공장에 이어 미국 내 5번째 생산 거점이다.

현대모비스가 지프 글래디에이터에 공급하고 있는 컴플리트 샤시모듈의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샤시는 차체 하부에 조립되는 조향, 현가(서스펜션) 등의 부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샤시 모듈은 이들 장치를 차량 프레임을 중심으로 결합한 대단위 부품 조합을 의미한다. 샤시 모듈은 차량의 주행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현대모비스의 샤시 모듈은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4개 차종에 탑재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차종의 양산 일정에 따라 프런트 샤시와 리어 샤시 모듈을 차례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듈 공급을 위해 만든 앨라배마 신축 공장에 4개 차종 샤시 모듈을 혼류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이번 계약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수조 원 규모라고 추정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스텔란티스에 공급하는 샤시모듈을 만들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 공장 전경.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모듈 공급은 20년 넘게 쌓아온 모듈 기술력과 품질력을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샤시 모듈 수주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는 수차례에 걸쳐 기술 설명회를 가졌고, 모듈 공장 양산 시스템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벤츠 관계자들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공급 능력을 꼼꼼하게 검증하는 과정에서 생산 기술력과 생산 관리 능력, 품질 관리 능력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시스템이 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모비스는 2006년부터 미국 자동차 브랜드 크라이슬러에 샤시 모듈을 공급했다. 이 밖에도 GM과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지리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장류와 램프, 사운드 시스템 등의 핵심 부품도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북미 모듈 공장 현황

현대모비스는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임원급 현지 전문가를 영입해 고객 밀착형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 영업과 수주 노력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1~6월)까지 해외 수주 연간 목표(37.5억 달러)의 70%를 달성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모듈 사업의 특성상 한번 공급 체계를 구축하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를 높여 나가면서 더 많은 수주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