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에서 중국이 최근 ‘서쪽의 북한(西朝鮮)’으로 불리고 있다”며 “시진핑의 중국에서 일부 사람들은 ‘전면적인 통제의 시대(Era of Total Control)’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당대회 개막 연설이 중국의 권위주의화를 심화시켰다는 평가다. NYT는 “베이징은 중국인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 말할 수 있는 정보를 거의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NYT는 시 주석이 10년 전 첫 주석 임기를 시작할 때 중국의 지식인, 역사가, 엘리트들은 ‘개방, 정의, 번영’ 같은 가치들을 기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이들은 시 주석이 전체주의 국가(totalitarian state)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 엘리트들이 시 주석의 연설을 어떻게 지켜봤는지 전했다.
중국 당국의 권위주의와 탄압을 피해 해외로 망명한 중국 엘리트들은 시 주석을 비판했다.
2012년 중국 최고 경제학자 상을 수상한 쉬첸강(許成鋼) 씨도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연구 중이다. 그는 홍콩에서 연구를 하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사건 이후 연구의 자유가 제한되자 런던으로 이사했다. 이후 지난달부터 미국에 체류하며 중국 전체주의에 대한 책을 저술 중이다. 그는 “전체주의는 굳이 당신의 것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다. 다만 당신에게 특정한 것만 하도록 강요한다”고 말했다.
NYT는 “시 주석의 연설은 중국이 자유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그는 ‘신(新)시대’를 39번이나 외쳤지만 일부 중국인들에게는 암울한 시대다. 중국은 단일 이데올로기와 단일 지도자를 숭상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