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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中 요즘 별명은 ‘서쪽의 북한’…전면 통제 시대”

입력 | 2022-10-18 11:52:00


17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에서 중국이 최근 ‘서쪽의 북한(西朝鮮)’으로 불리고 있다”며 “시진핑의 중국에서 일부 사람들은 ‘전면적인 통제의 시대(Era of Total Control)’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당대회 개막 연설이 중국의 권위주의화를 심화시켰다는 평가다. NYT는 “베이징은 중국인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 말할 수 있는 정보를 거의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NYT는 시 주석이 10년 전 첫 주석 임기를 시작할 때 중국의 지식인, 역사가, 엘리트들은 ‘개방, 정의, 번영’ 같은 가치들을 기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이들은 시 주석이 전체주의 국가(totalitarian state)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 엘리트들이 시 주석의 연설을 어떻게 지켜봤는지 전했다.

중국 당국의 권위주의와 탄압을 피해 해외로 망명한 중국 엘리트들은 시 주석을 비판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차이샤(蔡霞) 전 중국 중앙당학교 교수는 중국이 “테러와 이데올로기로 통치하는 전체주의 국가로 가고 있다. 후퇴의 시대”라고 NYT에 말했다. 중국 공산당 핵심 간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당학교 교수로 있는 동안 공산당 간부 1000여 명을 교육시켰다. 중국 내에서 손꼽히는 이론가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시 주석을 비판한 뒤 당에서 제명됐다. 그는 “2018년 시 주석이 당헌을 고쳐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한 것을 보고 희망을 잃었다”며 “중국의 지난 10년은 경제 후퇴와 이념 투쟁으로 점철된 10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에서 역사를 가르쳤던 순페이둥(孫沛東) 교수는 미국 코넬대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중국에서 수업시간에 문화대혁명을 가르치자 2015년부터 학술지에 논문 게재를 거부당하는 등 탄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2018년에는 연구실 문에 그를 비난하는 낙서가 등장하고 온라인에서도 ‘집단 린치’를 당했다. 그는 “전체주의의 이빨이 나를 향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 연구를 계속 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떠나야만 했다”고 말했다.

2012년 중국 최고 경제학자 상을 수상한 쉬첸강(許成鋼) 씨도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연구 중이다. 그는 홍콩에서 연구를 하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사건 이후 연구의 자유가 제한되자 런던으로 이사했다. 이후 지난달부터 미국에 체류하며 중국 전체주의에 대한 책을 저술 중이다. 그는 “전체주의는 굳이 당신의 것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다. 다만 당신에게 특정한 것만 하도록 강요한다”고 말했다.

NYT는 “시 주석의 연설은 중국이 자유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그는 ‘신(新)시대’를 39번이나 외쳤지만 일부 중국인들에게는 암울한 시대다. 중국은 단일 이데올로기와 단일 지도자를 숭상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