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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극초음속 미사일, 美첨단기술이 도왔다…美기업, 300건 판매

입력 | 2022-10-18 14:06:00


2019년 10월 10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 중국군 열병식에 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이 등장했다. 트위터 캡처


미국 첨단 기술이 중국 군사연구소와 기업에 300건 이상 판매돼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훼손할 수 있는 핵심 기술 해외 유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P는 공개된 계약서와 중국 정부 자료 등을 분석해 2019년 이후 미국에서 개발된 기술이 300건 넘게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수십 개 연구소와 기업에 판매됐다고 이날 전했다.

음속 5배 이상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군 요격 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어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린다. 특히 최근에서야 일부 시험 발사에 성공한 미국은 이미 실전 배치에 성공한 중국과 러시아에 뒤쳐져 있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해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자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스푸트니크 순간’에 비유하며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 기업 첨단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활용해 극한 환경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비행 시뮬레이션 등을 실행해 미사일 개발을 최소 몇 년에서 10년 이상 앞당겼다고 WP는 전했다. 한 중국 과학자는 WP에 “미국의 기술 우위로 해외 기술 없이는 특정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미국 기업 50개가량이 중개인을 통해 중국 군사 연구소와 기업에 기술을 판매했다. 일부 기업은 미 국방부 기술 개발자금을 지원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극초음속 기술을 연구하는 이안 보이드 콜로라도대 국가안보이니셔티브센터 국장은 WP에 “미국 납세자 세금을 지원받은 극초음속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간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 기술을 구입한 중국 군사 연구소와 기업 상당수는 미국 제재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의 기술 수출규제와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 시간)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전략(NSS)를 발표한 뒤 “전략적 경쟁자들이 미국과 동맹국 기술을 미국과 동맹국 안보를 약화하는 데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