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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kg탄두 이란제 드론, 굉음·저공 비행으로 키이우 시민 공포 극대화

입력 | 2022-10-18 14:31:00

1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이 한창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서 자폭 드론이 공격을 위해 접근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드론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거대한 폭발로 시민들이 쓰러지고 있는 모습(오른쪽) AFP=뉴스1


최근 우크라이나엔 일명 ‘가미카제 드론(Kamikaze Drone)’으로 불리는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이용한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를 일컫는 ‘가미카제’의 이름을 따 붙여진 이란제 자폭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막대한 위협을 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수 주 동안 수도 키이우와 서부 비니치아, 남부 오데사를 비롯한 전국 여러 도시에 샤헤드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이어져 피해가 속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민간 기반 시설들에 집중 공격을 퍼부었고, 지난 10일엔 공격 시점을 사람들이 출근을 시작하는 월요일 오전으로 잡아 민간인 피해와 이들의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이 드론은 발사돼서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목표물을 발견하면 즉시 낙하해 공격, 공격 후엔 스스로를 폭발시켜 파괴한다. 정확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론의 무게는 200kg, 길이는 3.5m로 윙스팬(양쪽 날개 사이 길이)은 2.5m다.

속도는 185 km/h로 다소 느리지만 최대 비행 거리가 약 2500km에 달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비행할 수 있다. 또 정밀 유도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으며 폭탄 탑재량만 50kg에 이른다.

단점은 소음이 크게 나는 중국산 엔진(MD550)을 사용해 수km 떨어진 거리에서도 드론을 인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드론 공격 목격자들은 공격이 있던 날 아침 키이우를 강타한 폭발에 앞서 잔디 깎는 기계 엔진 소리와 유사한 윙윙 거리는 소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사일 등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간편하게 발사가 가능한데다 저공 비행으로 레이더로 탐지하기도 힘들어 러시아는 최근 이 같은 자폭 드론 공격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드론은 한 대 당 2만 달러(한화 약 2900만원)로, 다른 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러시아군이 이란으로부터 2400여대 이상 대량으로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헤드의 러시아 측 제식명칭은 ‘게란-2’로 알려졌다.

한 대당 가격이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비싼 방공 미사일을 활용해 드론을 요격하면 경제적인 손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 우크라, 서방에 드론 공격 방어 위한 ‘방공망 지원’ 적극 호소

이란은 이 무기를 과거 이라크 쿠르드족을 공격할 때 사용했었고, 최근에는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드론을 포함한 무기 판매 사실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실제 이란제 샤헤드 드론과의 유사성을 입증하며 이란을 규탄함과 동시에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이란의 자폭 드론 개발에는 우크라이나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이상 미국의 제재를 받아온 이최신 전자 부품 및 기술 등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었고, 친서방 우크라이나와 다방면으로 협력해 화물기와 여객기를 생산하는 등 기술을 활용해온 것이다.

한 이란의 무인 항공기 산업 회사 관계자는 무인항공기와 드론의 대부분이 실제 미국과 서방 제품의 복제품이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계속되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우크라이나는 동맹국들과 서방을 향해 더 강력한 군사 지원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자폭 드론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서방에 방공망을 지원해달라고 적극 강조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에 대항하는 데 활용 중인 미국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시스템에 더해 첨단 방공 시스템 등을 적극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인 ‘나삼스(NASAMS)’를 조기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대(對)드론 장비를 인도할 예정이다. 스페인 역시 우크라이나에 중거리급 대공미사일 체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우크라이나도 러 ‘샤헤드’ 맞서 미국으로부터 ‘스위치 블레이드’ 자폭 드론 공급 받아

우크라이나도 이 같은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에 맞서 미국이 개발한 가미카제 드론인‘스위치 블레이드(Switchblade)’드론을 공급 받았다.

스위치 블레이드는 배낭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드론으로, 샤헤드와 마찬가지로 폭탄을 장착한 채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자폭 드론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따라 미 공군에서 신속하게 개발한 드론”이라고 밝혔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미국의 방위산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가 제작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설계된 ‘스위치블레이드300’, 탱크와 장갑차 등 대규모 타격을 위해 제작된 ‘스위치 블레이드600’ 두 종류가 있다.

스위치블레이드300은 길이가 60cm가량, 무게는 2.5kg 정도로,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최대 15분, 반경 1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스위치블레이드600은 40분 이상, 반경 32㎞까지 작동 가능하며 무게는 22kg정도다.

두 드론 모두 앞머리에 탄두를 장착했고, GPS가이드와 센서를 탑재했다.

미 국방성에 따르면 피닉스 고스트(Phoenix Ghost)라는 새로운 드론 역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5월 존 커비 미 국방성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측에 총 120대 이상의 피닉스 고스트 드론을 제공하겠다 밝혔다.

피닉스 고스트 드론은 2017년부터 개발이 시작, 120대를 개발하는 데만 8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레이더에 절대 걸리지 않는, 33g 초소형 드론으로 알려진 ‘블랙호넷’ 역시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