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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 러닝 입은 김정은…北, 전용열차 내부 이례적 공개

입력 | 2022-10-18 17:11:00

전용열차에서 집무를 보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는 16일 밤 1시간40분 분량의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첫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갈무리


북한이 이례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 내부를 공개하며 김 위원장의 민생 행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약 1시간 40분 분량의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방영했다.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열차 내부를 사무실로 개조한 공간에서 반소매 러닝셔츠를 입고 담배를 피우며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등 간부들과 대화를 나눴다.

회의용 탁자에는 재떨이와 성냥, 노트북과 별개의 모니터, 스마트폰 등이 놓여져 있었다. 또 잠에서 깬 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모습의 김 위원장이 옥수수를 살피는 모습도 담겼다.

기록영화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인민들이 당정책이 좋고 사회주의가 좋다는 것을 말이나 글로서가 아니라 날로 윤택해지는 자신들의 생활을 통하여 체감하게 하여야 한다는 숭고한 뜻을 안으시고 깊은 밤 이른 새벽 가리심 없이 끝없는 사색과 심혈을 바쳐 가시었다”고 선전했다.

또 영화는 “인민들의 식탁을 하루빨리 풍성하게 해주자는 것이 원수님의 간절한 염원”이었다며 김 위원장이 2019년에 보고받은 문서들도 일부 공개했다.

이를 보면 ‘스파게티 봉사 실태를 료해(파악)한 정형과 대책 보고’, ‘샴팡(샴페인)을 생산할 데 대한 자료와 대책안’을 비롯해 가금업, 풀 먹는 집짐승(가축), 기초식품 생산 등 주로 먹거리 해결과 관련한 대책들이 집중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4년 2월에도 기록영화 ‘부강조국 건설의 불멸의 대강을 밝혀주시어’에서 전용열차 내부를 일부 공개한 적이 있다. 인테리어는 다소 달라졌지만 벽면의 모습 등을 볼 때 그때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최룡해 총정치국장, 박태성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한편 북한 최고 지도자용 특별열차는 방탄 기능과 박격포 무장을 갖추고 위성전화 등 최신 기기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중국 등 해외를 방문할 때 통상 열차를 이용하고는 했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갈 때 3~4시간이면 갈 수 있는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하지 않고 60여 시간이 소요되는 특별 열차를 탑승한 바 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