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IFSC 유튜브 갈무리).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란 여성 선수가 대회 마지막 날 갑자기 사라졌고, 이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외신 보도들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란 측은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고, 외교부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BBC페르시안은 18일 이란의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가 한국에서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 후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레카비는 16일 결승전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대회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는 이란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연대의 표시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리고 나서 몇 시간 후 동료들과 연락이 끊어졌고, 호텔에서 사라졌다는 게 BBC가 소식통을 통해 전한 설명이다.
이란 반정부 성향의 온라인 매체인 ‘이란 와이어’는 소식통을 인용해 레카비가 본국으로 보내졌으며, 도착하면 곧바로 에빈 감옥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레카비는 남편이 이란에 있기 때문에 망명을 신청한 것도 아니고, 대회가 끝난 뒤에 귀국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주한 이란 대사관 트위터)
이같은 보도에 주한 이란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레카비는 18일 오전 팀 멤버들과 함께 서울에서 이란으로 출발했다. 대사관은 레카비와 관련된 모든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부정한다”고 밝혔다. 레카비가 히잡을 쓰고 있는 사진도 올렸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문체부, 법무부 등 유관부처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에서는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이후 ‘히잡 시위’가 한 달 넘게 계속되며 이슬람 공화국 종식 요구로까지 번지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