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 왼쪽부터 김기현 의원, 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뉴스1
● 비윤 “민심” VS 친윤 “당심”
현재 국민의힘의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두 자릿 수에 달한다. 권성동 김기현 안철수 윤상현 조경태 의원(가나다 순)에 더해 유 전 의원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굳힌 상황. 여기에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만약 내년 2월 이후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 대표 선거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전 대표도 17일 당권 주자 중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많은 인사가 당권 주자 후보로 거론되다 보니 자연히 관심은 당 대표 선출 규칙에 쏠리고 있다.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의 비중을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선거전의 판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일 친윤 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선 민심이 중요하다”며 “당심을 너무 중시하고 민심과 거리 있는 당 대표를 뽑으면 5년 내내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아무 것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민심을 따라야 하고, 이를 위해 당원 투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것.
또 당 일각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18일 KBS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역선택 방지 문항을 넣으면 현재 여론조사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 유 전 의원의 모습은 늙은 이준석”이라고 했다.
● ‘정진석발 당무감사’도 변수
당무감사 추진을 두고 당내에서는 “당심의 뿌리인 당협위원장에 대한 특정 세력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반발도 나온다. 윤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도 당협위원장 정비가 안 된 채 치렀는데 지금 3, 4개월짜리 단기 체제가 정비를 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또 당무감사가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당협위원장을 대거 교체하는 ‘비윤 솎아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친윤 그룹에서도 당무감사와 관련해 “괜히 이 전 대표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돼 전당대회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