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하락률 ―6.63%로 집계 금융위기 이후 집값 폭락했던 2010년 1~8월 기준 ―5.89% 넘어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거래 절벽, 2~4억 낮게 내놓은 매물만 소진 전문가 “연말 하락폭 더 커질수도”
서울 마포구 대흥동 입주 2년 차 신촌그랑자이 전용면적 84m²는 이달 6일 16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최고가(20억2000만 원) 대비 4억2000만 원 하락한 가격이다. 마포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m²도 이달 4일 9억3000만 원에 팔려 지난해 8월 12억 원 대비 2억7000만 원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가 이전 가격 대비 2억 원 이상 낮은 급급매만 팔리는 상황”이라며 “문의는 오지만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올해 1∼8월 누적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하락률이 역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매수세가 끊기고 거래절벽이 심화되며 집값 하락세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3.94%) 대비 2.56% 떨어졌다. 한 달 새 낙폭은 줄었지만 1∼8월 누적 하락률은 ―6.63%로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다. 종전 최대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된 2010년 1∼8월로 ―5.89%였다. 실거래가지수는 모든 실거래 가격을 이전 거래 가격과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실제 거래된 가격만 반영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기에는 크게 오르고, 하락기에는 크게 하락하는 편이다.
주요 단지별로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전용 60m²는 이달 4일 6억6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인 올해 3월(9억9800만 원) 대비 3억3800만 원 하락했다. 같은 날 노원구 임광아파트 전용 122m²는 10억8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인 지난해 5월(13억1000만 원) 대비 2억3000만 원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고점 대비 20∼30% 빠진 매물에만 매수자들이 붙는다”며 “집주인도 집이 안 팔리니 호가를 계속 내린다”고 귀띔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의 하락폭이 크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84m²는 지난해 9월 21억 원(7층)에 팔렸지만, 이달 초엔 15억 원(13층)에 거래됐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m²도 지난해 8월 30일 25억3000만 원에 팔렸지만, 지난달 29일 20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고, 경기 위축 우려도 커지는 만큼 거래절벽 속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하락폭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