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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세일즈팀 “매출” vs 마케팅팀 “이익”… 직무순환땐 갈등 줄어

입력 | 2022-10-19 03:00:00

“현장감각 없어” “전략 이해못해”… 양측, 목표 등 놓고 반목 잦아
조직 통합은 협력에 큰 도움 안돼… 팀워크 중시 경영진 역할 중요
목표 공유-소통으로 신뢰 높여야




많은 기업에서 영업(세일즈)과 마케팅 조직은 갈등 관계에 놓이기 십상이다. 세일즈는 마케팅 조직이 현장도 모르면서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마케팅은 세일즈팀이 분석이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난한다. 존 그레이 박사의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제목처럼 ‘화성에서 온 세일즈, 금성에서 온 마케팅’이라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두 조직은 불신과 반목을 반복한다.

세일즈와 마케팅 조직 간 해묵은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미국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은 1984∼2020년, 세일즈-마케팅 조직 간 관계에 대해 연구한 논문 89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마케팅-세일즈 조직 간 협력을 위해 크게 4가지, 즉 △문화와 프로세스 △힘과 구조 △인적 자원 △상호 관계가 중요한 키워드로 꼽혔다.

먼저 문화 관점에서 볼 때, 세일즈와 마케팅팀의 협력은 서로 돕는 문화가 정착된 기업에서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공식적 미팅은 두 부서가 각기 원하는 기대와 목적을 맞춰보는 데 도움이 되고 비공식적 모임은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내 힘과 구조를 다룬 연구들을 살펴보면, 경영진의 역할 또한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자원 공유, 참여, 팀워크 등을 강조하는 경영진 밑에서 부서 간 협력은 증진되고, 갈등은 줄어들 수 있다. 한편 두 팀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이상적인 조직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즉, 세일즈와 마케팅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두 부서가 하나로 통합하거나 한 명의 임원이 두 부서를 총괄하는 방식을 모두 연구했으나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세 번째로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두 부서 간 통합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가령 마케팅, 세일즈 담당자의 직무 순환 혹은 팀장의 직무 교환은 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직무 변경은 비생산적일 수도 있다. 특히 마케팅과 세일즈 간 업무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더욱 조심스럽게 채택해야 할 전략이다.

그런가 하면 상호 관계는 신뢰와 관련이 깊었다. 세일즈와 마케팅 부서는 업무 환경, 목표, 필요 역량, 회사의 지원, 우선순위 등 많은 것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일정 수준의 단절과 갈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일즈는 매출을 중시하고, 마케팅은 이익을 중시한다는 점에 있다. 시간관념도 달라서 세일즈는 비교적 단기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마케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이 때문에 갈등을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기에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때 신뢰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연구진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목표에 대한 공유, 소통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 툴 사용 등을 제안했다.


김진환 서울산업진흥원 창업정책팀 수석 siberian@sba.seoul.kr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