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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당권주자 10명 거론… 비윤 “민심” vs 친윤 “당심” 전대룰 신경전

입력 | 2022-10-19 03:00:00

현재는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
유승민 “민심과 먼 당대표 뽑으면 尹정부 5년내내 여소야대 시달려”
친윤, 여론조사 비중 확대 반대
일부선 “당원투표 100%” 주장도… 정진석 당무감사 추진도 변수로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갖는 국민의힘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 간 기 싸움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당 대표 선출은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로 정해져 있지만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비윤(비윤석열) 진영 주자들은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의 개정을 주장하고 나선 것. 특히 대표적 비윤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자 친윤 그룹에선 ‘당원 투표 100%’ 룰까지 주장하고 있다.
○ 비윤 “민심” vs 친윤 “당심”

현재 국민의힘의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두 자릿수에 달한다. 권성동 김기현 안철수 윤상현 조경태 의원(가나다순)에 더해 유 전 의원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굳힌 상황. 여기에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만약 내년 2월 이후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 대표 선거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전 대표도 17일 당권 주자 중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많은 인사가 당권 주자 후보로 거론되다 보니 자연히 관심은 당 대표 선출 규칙에 쏠리고 있다.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의 비중을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선거전의 판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일 친윤 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선 민심이 중요하다”며 “당심을 너무 중시하고 민심과 거리 있는 당 대표를 뽑으면 5년 내내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민심을 따라야 하고, 이를 위해 당원 투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것.

반면 친윤 그룹은 당원 비율이 높을수록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한 친윤 그룹 의원은 “친윤 주자들 사이에선 당심 비율을 80∼90%로 확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아예 당심 100%로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준석 전 대표가 결국 승리한 것도 친윤 그룹이 당원 비율 확대를 주장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또 당 일각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18일 KBS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역선택 방지 문항을 넣으면 현재 여론조사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 유 전 의원의 모습은 늙은 이준석”이라고 했다.
○ ‘정진석발 당무감사’도 변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국정감사 종료 이후 비어 있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채우고 전국 단위의 당무감사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 위원장이 당무감사를 개시한다면 전당대회의 개최 시기가 당초 거론됐던 내년 2월을 넘어 3, 4월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무감사 추진을 두고 당내에서는 “당심의 뿌리인 당협위원장에 대한 특정 세력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반발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도 당협위원장 정비가 안 된 채 치렀는데 지금 3, 4개월짜리 단기 체제가 정비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또 당무감사가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당협위원장을 대거 교체하는 ‘비윤 솎아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이 19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88명과 갖는 오찬 자리에서 당무감사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