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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버그 “美 확장억제 의지 의심해선 안돼”… 핵우산 보장 강조

입력 | 2022-10-19 03:00:00

관훈클럽 토론서 전술핵 선그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8일 핵 비확산 원칙을 내세우면서 한반도 내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북한의 전술핵 위협이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전반의 핵 보유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술핵 재배치 주장 등이 미국의 기본적인 핵전략에 배치되는 데다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부를 수도 있는 만큼 한국에서 거론되는 상황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 美대사 “美 확장억제 의지 누구도 의심해선 안 돼”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는 그 누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장억제는 미국이 가진 핵전력을 포함해 모든 부문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인 한국을 방어한다는 철통같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핵우산이 튼튼한 만큼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돼야 하는 논의가 필요 없다는 입장으로도 풀이된다. 아울러 “주한미군과 미국의 의지는 한반도에 집중돼 있다”며 대만과 관련해 미중 간 무력 충돌 시 한국의 동의 없이 주한미군을 차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핵확산방지조약(NPT)을 강조하며 핵 비확산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반도 인근 수역에 미국 핵추진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전단을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 등을 우리 정부가 요청했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14일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과 핵우산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일각에서 현실적인 목표로 제기되는 북한과의 ‘핵군축 협상론’에 대해선 “핵을 가진 북한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가설적 상황이 아닌 북한의 위협을 끝낼 수 있는 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 시간)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의 대담에서 “북한 지도부는 그들이 무시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세계가 다른 곳에 집중할 때 (북한은) ‘우리는 아직 여기 있고 당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야’라고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도발이 결국 미국과의 협상 레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한 관심 끌기라는 것이다.
○ IRA 관련 “현대차 공장 완공 전 해법 모색”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 등이 포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선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과 조지아주 공장 완공 사이에 생길 시차에 대해 논의 중이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공장은 2025년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공장 완공 전에 현대차가 세제 불이익 등을 받지 않도록 한미가 해법을 모색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골드버그 대사는 전날 김지윤 민주주의학술연구원 선임고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IRA에 대해 “한국에 불이익을 주려는 게 아니다”며 “장기적으론 한국의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