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신임 두산 감독. /뉴스1 DB ⓒ News1
이 감독은 지난 18일 두산 사령탑 취임식에서 취약 포지션으로 ‘포수’를 꼽았다.
그는 “현재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포수”라면서 “포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에 좋은 포수가 있다면 야수와 투수가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이 의미심장한 이유는 두산의 사정이다. 두산은 2018년을 끝으로 양의지를 떠나 보낸 뒤 2019년부터 박세혁을 주전 포수로 기용하고 있다. 2019년엔 박세혁과 함께 통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박세혁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신분이 된다. 두산이 박세혁과의 재계약을 추진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선 떠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NC 다이노스 양의지. /뉴스1 DB ⓒ News1
두산의 입장에선 기존의 박세혁을 잡는 것보다 새로운 FA 영입을 통해 포수 포지션의 업그레이드를 꾀할 수도 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썩 만족스럽진 않다. 올 시즌 박세혁의 도루 저지율이 22.1%에 그쳤는데 이보다 수치가 낮은 주전급 포수는 유강남(17.3%)과 이재원(9.8%) 뿐이다.
박세혁이 자리 잡았던 포수를 취약 포지션으로 꼽은 이 감독이 말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주목되는 이는 역시나 양의지다. 양의지는 내년이면 만 36세가 되는 베테랑이지만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시즌 초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렸음에도 중반 이후 치고 올라오며 타율 0.283 20홈런 93타점으로 활약,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후반기 NC의 주장을 맡으면서 팀 성적이 상승 곡선을 타는 등 뛰어난 리더십도 돋보인다.
만 30세로 포수 FA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유강남이나 장타력이 뛰어난 박동원도 고려할 수 있지만 만일 두산이 포수 보강을 염두한다면 1순위는 양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NC 입장에서도 쉽게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NC는 지난해 시즌 후 백업포수 김태군을 삼성과의 트레이드로 보냈는데 시즌 내내 백업포수 부재에 시달렸다. 유망주 김형준의 성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지만 김형준의 어린 나이 등을 감안하면 양의지의 존재가 절실하다.
NC는 양의지 외에도 박민우, 노진혁, 권희동, 이명기, 원종현, 이재학, 심창민 등 무려 7명이 FA가 된다. 양의지에게만 신경쓸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NC의 협상 1순위는 양의지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