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유가공 사업을 이어오던 푸르밀이 전격 사업 종료를 결정하자 동종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누적된 적자로 인해 사업을 접은 푸르밀의 경우가 남 일 같지 않다”는 우려 섞인 얘기가 나온다.
◆사업 종료 결정한 푸르밀…신준호 회장도 ‘우유산업 저성장’ 판단에 결정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 통지문을 보냈다. 푸르밀은 다음달 3일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을 정리 해고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직원은 400여명으로 알려졌다.
푸르밀 사측은 “4년 이상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적자가 누적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찾아 봤다”면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신동환 대표 취임 이후부터 푸르밀은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1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도 앞으로 우유 산업만으로는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2 푸르밀 막자” 실적 하락세 유가공 업체 위기감
푸르밀의 사업 종료 소식에 유가공업계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을 비롯해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유업계 빅3 업체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우유 시장에서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1조 8434억원, 영업이익 5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2019년 전년대비 95.14% 감소한 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2020년 767억원 적자, 2021년 779억원 적자, 올 1분기 222억원, 2분기 19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원부자재 비용 증가 등으로 1분기 170억(-4.21%), 2분기 138억(-45.10%) 등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매일유업이 전년대비 16.82% 감소한 7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업체들은 우유를 기반으로 한 고수익 제품 출시 및 케어푸드 시장 진출, 건강긴능식품, 영양균형식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시간이 남긴 했지만 2026년에는 더욱 큰 위기가 유업계에 찾아올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유제품이 국내 시장을 점령하면서 ‘제2의 푸르밀’이 나올 수 있다는 고민이다.
본업(우유 제품)만 고집하다 사업을 접은 푸르밀 사태를 다른 식품 기업들이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성력 동력 발굴에 꾸준히 힘써야 한다는 제언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