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카카오의 경영진이 비상 상황에 대비한 망 이원화와 재난 대응 훈련에 소홀했던 점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남궁훈 각자대표는 사태의 책임을 지고 19일 사퇴했다.
19일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 대표는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국민 대다수가 쓰는 카카오톡은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지만 저희는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했다.
신속하게 데이터 복구가 이뤄지지 못한 원인에 대해 홍 대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20분 안에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완전히 셧다운되는 경우를 상정하고 대응을 하지 않고,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명했다.
무료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보상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유료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보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19일부터 약 2주간 별도의 신고채널을 열고, 신고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남궁 대표는 3월 대표에 취임한 지 7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남궁 대표는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심정을 통감한다”며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당분간 홍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대표는 이번 사태의 대응 컨트롤타워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사태 수습 등을 맡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